칼럼 및 논설 365

교육 현장, 청렴의 의지는 살아 있는가[미래교육신문 김수기논설]

논설위원 김수기 교육 현장, 청렴의 의지는 살아 있는가 유행하는 사회의 병리처럼 신문 방송의 사회면은 항상 검찰의 구속 수사에 의해 감방으로 직행하는 사회 지도자급 거물들의 측은한 모습이 다반사가 되었다. 대통령의 측근에서 시작하여 금융가의 거장은 말할 것이 없고 시골 말단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부정부패의 정도가 극치를 이루고 있다. 우리 교육계도 이러한 불명예스러운 사건이 없지 않았으니 이젠 사회 구석구석까지 부패의 냄새가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닐 상황이다. 이러한 부패가 만연한 사회적 병리 속에서 사람이면 누구나가 원칙과 정직을 원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사회적 정화 욕구는 우리들의 화두가 되었다. 부패에 길들이지 않는 신선한 인물과 정책은 물론이고 그러한 사회적 이슈를 가장 큰 욕구로 품..

칼럼 및 논설 2021.04.15

술의 맛, 공부의 맛[미래교육신문 최성광기고]

최성광(광주교육연수원 교육연구사, 교육학 박사) 술의 맛, 공부의 맛 나는 술을 잘 못한다. 타고난 몸이 술을 잘 받지 못해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벌게지고 뜨거워져서 동석자들에게 민망할 때가 많다. 무엇보다 나 스스로 술이 맛있다고 느껴지지도 않아 즐겨 마시지도 않는 편이다. 나는 개인주의와 자유로운 의식을 특징으로 하는 X세대에 속하지만, 우리 세대의 술 문화는 기존 관습을 철저히 이어받았다. 그래서 남자는 술이 세야 하고, 술로 승부를 내어 서열을 정하거나, 날을 새워 술 마시는 것이 낭만이라 여기던 문화 속에서 대학을 다녔다. 선배들이 따라주는 술은 무조건 다 마셔야 하고, 술에 취해 몸이 힘들어도 모임이 끝날 때까지 절대 자리를 뜨면 안 되었고, 모두의 체력과 돈이 떨어질 때까지 2차, 3차, ..

칼럼 및 논설 2021.04.15

품앗이[미래교육신문 김미수필]

김미 품앗이 품앗이와 인생살이가 한길처럼 여겨진다. 품앗이로 농사짓던 시절의 일이다. 품앗이는 믿음이었고 미리 챙겨둔 우산 같은 거였다. 품을 앗아 놓으면 그 품 일은 어떠한 경우라도 먼저 받을 수 있다. 바쁜 농사철에 한 사람의 인력 구하기까지는 진땀을 뺐다. 농사짓는 일이라는 것이 하늘에 의존하는 일이기도 했다. 만약 비가 내일모레 온다고 했을 때, 추수하거나 씨앗 뿌리는 일이 시급해지면서 일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농부의 마음은 다 같아 사람의 손 하나를 빌리기 위해 온 동네 대문 밖을 서성이게 된다. 그럴 때 두말의 여지가 없었던 것은 ‘누구 집에 품앗이가 있는데 내일 오라고 하네’ 하면 그것으로 정리된다. 그래서 아쉽지만 그냥 발을 돌려 다른 집으로 가야 했다. 품앗이의 원칙이라면 품을 갚는 ..

칼럼 및 논설 2021.04.15

‘적당히’라는 말은 아니었다[미래교육신문 조기호 시]

조기호 ‘적당히’라는 말은 아니었다 ‘그립다’는 문장을 읽다가 뜨거운 마음을 누그릴 수 있는 말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데지 않고, 아프지 않고, 힘들지 않고 그리움에게로 갈 수 있는 말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괜찮아, 마른 입술로 건네는 저녁 어스름의 눈빛처럼 아예 슬픔을 모르는 말이면 좋겠다 싶기도 했다가, 출렁한 어둠을 이어놓은 다리 위로 혹은 아래로 힘겹게 바람이 지나쳐갈 때마다 거푸 무딘 한숨만을 거듭하는 밤물결 같은 말이어도 좋겠다 싶었다. 그러나 ‘적당히’라는 말은 아니었다, 외로워도 웃어야 하는 꽃 같은 애련함도, 가련함도 아니었다. 명치끝에 숯을 쌓으며 완강하게 몸을 거스르며 타오르는 불처럼 까무러지도록 큰소리로 울지 않으면 그 누구도 붙잡아 줄 수 없는 그런 말은 아니었다. 때로는 황홀한 결..

칼럼 및 논설 2021.04.15

학교교육의 변화와 교장의 의지 표방[미래교육신문 김수기논설]

논설 위원 김수기 학교교육의 변화와 교장의 의지 표방 일선학교 교육의 변화와 학교장의 의지 여부는 상호 관계가 지대하다 학교장은 학교 전반의 인사와 조직은 물론 장학과 시설까지 학교 전반의 기획과 실천에서 확인 평가에 이르기까지 경영 행정의 주인 역활을 다 해야한다. 학교장은 학교내의 학사 운영은 물론이고 대외 학부모 관계까지를 소흘히 할 수 없으니 실로 일선 학교장만큼 어려운 직책도 드물것이다. 학교장이 갖는 리더십도 학교 변화의 큰 요인 이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건 교육에 관한 교장의 교육 철학이다 교육을 보는 눈과, 어린이를 보는 눈.그리고 미래 지향적인 비젼은 일선 교육현장을 변화 시키는데 커다란 차이를 낳게하며 교육의 기능을 좌지우지하는 잣대 역활을 하게된다. 이러한 중차대한 교장의 역활이 제 기..

칼럼 및 논설 2021.03.17

공정하다는 착각 속에 계층이 세습되는 사회[미래교육신문 최성광기고]

최성광(광주교육연수원 교육연구사, 교육학 박사) 공정하다는 착각 속에 계층이 세습되는 사회 우리 교육은 공정하다고 생각하는가? 최근 ‘정의’ 열풍을 일으켰던 마이클 샌들 교수의 신간 ‘공정하다는 착각’과 조귀동 작가가 쓴 ‘세습 중산층 사회’라는 책이 사회학 서적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두 책은 그동안 당연시 했던 우리사회의 능력주의에 대한 의문과 교육을 통한 계층사다리의 허구성을 잘 설명하고 있다. 반면 현실을 직시한 참담함과 암울함 또한 크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IMF 시기를 거치며 계층 격차가 심화되었고 20여 년이 지난 지금 그 격차는 더는 메울 수 없는 초격차가 되어버렸다. 이 초격차는 단순히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는 것만이 아니라 좋은 직업과 사회경제적 지위를 확보하는..

칼럼 및 논설 2021.03.17

아니 땐 굴뚝에서 나는 연기[미래교육신문 박철한수필]

박 철 한 아니 땐 굴뚝에서 나는 연기 한적한 시골길에 먼동이 터온다. 저만치 개울너머 느티나무가 서있는 큰 마을에서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아침을 지을 시간인데도 굴뚝에서 나는 연기는 고작 한 줄기 뿐이다. 비록 한 줄기의 연기일지언정 저 불로 따뜻해진 온돌방 아랫목에서 청국장이라도 뜨고 있을 만한 정겨운 모습이다. 두 마장쯤 떨어진 옆 마을에는 그마져도 볼 수가 없다. 아마도 그 곳에서는 가마솥이 아니라 전기밥솥에서 밥이 익어갈 것이며 온돌방을 대신하여 온수보일러가 윙윙거리고 있으리라. 뒷산에 송림이 우거지고 대나무 숲까지 어우러져 운치 있는 마을이지만 포근함을 잃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라는 속담이 있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지도 않았는데 굴뚝에서 연기가 날 리 없다는 말로 반..

칼럼 및 논설 2021.03.17

목포항의 추억[미래교육신문 서은철시인]

서은철 목포항의 추억 마주 보이는 용당 부두엔 철선이 보이지 않는다 전설의 삼학도 섬 사이로 ‘사공의 뱃노래’ 동명동 선창가에 슬플 때 항구는 언제나 파시였다. 하의, 장산, 비금, 도초, 흑산도 홍도 가거도 오가던 야거리 똑딱선이 가야호의 추억을 시샘하던 때 나무꾼이 진 치고 상인들이 붐비는 항구는 온종일 오가는 혼돈의 흥정 속에 삶의 끈끈한 콧노래가 있고 사람들의 훈훈한 인정이 있었다 매일 일상처럼 영산강을 건너온 눈부신 태양이 제법 세련된 항구의 품에 안기듯 쏟아지는 아침이면 질서 있게 교감을 나누는 어선과 여객선이 항구의 낭만스러움을 더했다 작은 섬 고하도엔 목포대교가 놓이고 해상 케이블카 쉼 없이 바다 건너 유달산을 오르내릴 때 팬더믹 현상은 어깨를 짓 누르고 삶의 무게를 더해도 새벽잠을 깨우는..

칼럼 및 논설 2021.03.17

가시 [미래교육신문 김미시인]

가시 김미 앗! 비명 나왔다. 지난 추석 명절에 냉동고에서 조기를 꺼내려다 오른손 집게손가락 마디에 조기 지느러미의 가시가 살을 뚫고 들어왔다. 고무장갑 속까지 들어오는 억센 가시였다. 살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기 전에 뽑아내는 것이 처치 방법이라 생각이 들었다. 신속하게 장갑을 벗고 가시를 뽑아내기 위해 안경, 가위, 핀셋, 바늘을 동원했었다. 직접 가시를 건드리면 더 깊숙이 들어가는 법이라고 어른들로부터 배웠다. 되도록 가시 근접 부근을 공략해 이식할 나무뿌리를 파듯이 조심조심 팠었다. 나의 작전 따위를 비웃듯 뽑으려던 가시는 살 속 깊숙이 들어가 버렸다. 고개를 사리고 온 정신을 집중해 내가 내 몸을 향해 공략했다가 무너지니 허탈하기까지 했었다. 사람들 관계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고심해 돌려서 말..

칼럼 및 논설 2021.03.17

호랑이가 무서워하지 않는 곶감[미래교육신문 박철한수필가]

박 철 한 호랑이가 무서워하지 않는 곶감 명절 차례 상이나 제사상에 빠지지 않는 것이 호랑이도 무서워 한다는 곶감이다. 곶감은 떫은 감의 껍질을 벗겨 말린 건시를 말한다. 특히 제사상에 반드시 오르는 과실이 감인지라 지금처럼 냉장시설이 일반화되지 않은 시절에 감을 연중 이용하려면 건시가 유일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떫은 감은 건시가 아니면 홍시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홍시의 저장기간은 겨우 이삼십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어릴 때 어머니와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그중에서 곶감을 무서워 한 호랑이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옛날에 호랑이 한 마리가 먹잇감을 구하려고 산골마을의 어느 집에 들어가 방문 앞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집에 호랑이가 들어온 사실도 모르고 방안에서는 엄마가 우는 아이를 ..

칼럼 및 논설 2021.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