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및 논설 365

평화와 공존의 길을 찾아[미래교육신문 최성광기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기미 없이 이어지고 있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동유럽 국가들은 소련에서 분리 독립하여 미국과 영국 중심의 서방 기구인 나토에 가입하면서 러시아에 위협이 되었다. 러시아는 과거 소련의 영토와 강력한 영향력을 회복하려고 끊임없이 주변국을 포섭하였지만, 심지어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던 우크라이나까지 나토에 가입하려고 하자 결국 무력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이다. 세계 6위의 강력한 군사력을 지닌 러시아에 대항해 미국와 영국 등이 지원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쟁을 비롯한 국제분쟁은 왜 끊이지 않을까? 전세계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국제분쟁은 약 60여 건에 달한다고 한다. 인류는 협력, 평화적 경쟁, 폭력 분쟁 중 더 유리한 상..

칼럼 및 논설 2022.05.11

빨라지는 세월을 늦춰라[미래교육신문 박철한수필]

20대 초반에 청운의 꿈을 안고 공직에 들어선지 40년 만에 출구를 벗어나게 됐다. 세상에 태어나서 여태껏 걸어 온 길을 되돌아 볼 때 크게 사회생활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으리라. 그런데 주로 학창시절이었던 사회생활 이전 기간은 생각할수록 길게만 느껴지고 그보다 두 배 가까이 더 긴 사회생활 기간은 오히려 짧기만 하다. 학창시절은 사회생활보다 훨씬 오래되었음에도 그 기억 또한 더 생생하다. 즉 학교를 오가며 멱을 감거나 장난을 치던 초등학교 시절이나 중·고등학교시절의 기억이 그 이후에 경험한 사회생활의 기억보다 오히려 더 또렷하니 아리송할 뿐이다. 더구나 사회생활은 시간적으로 학창시절보다 훨씬 더 길었고 더 나중에 경험했다. 공간적으로도 첫 발령지인 경상북도 영양을 시작으로 총 4개 시군을 거쳤기에 그 ..

칼럼 및 논설 2022.05.11

첫걸음부터 한 발짝 두 발짝[미래교육신문 이가희기고]

더위가 한풀 꺾인 늦여름에 실무수습으로 첫 출근을 시작했다. 어느덧 겨울이 지나고 면사무소로 정식 발령을 받아 근무 중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어두운 독서실에서 머리를 질끈 묶고 시험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아침 햇살을 맞으며 출근하는 내 모습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업무를 시작한 지 이제 4개월이 지났지만, 내 머릿속은 물음표로 가득하다. 지침을 보면 해결될 것 같았지만, 막상 업무를 하려고 하면 막막하다. 모든 복지 업무는 행복e음이라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이용해서 이루어지는데, 아직 시스템을 사용하는 데에 익숙치 않아서 시스템 창이 하나씩 뜰 때마다 쩔쩔매고 있다. 복지용어도 다양하고 상담 내용을 기록하는 것도 쉽지 않다. 열심히 배우면서 한 발짝씩 걸음마를 내딛고 있다. 지금은 업무 ..

칼럼 및 논설 2022.05.11

Sapiens(사피엔스)[미래교육신문 최서윤기고]

“We hols these truths to be self-evident, that all men evolved differently, that they are born with certain mutable characteristics, and that among these are life and the pursuit of pleasure.” “우리는 다음의 진리가 자명하다고 본다. 모든 사람은 각기 다르게 진화했으며, 이들은 변이가 가능한 모종의 특질을 지니고 태어났고 여기에는 생명과 쾌락의 추구가 포함된다.” 이 책은 우리 시대 최고의 석학 유발 하라리가 인류의 시작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것을 총망라해 기술하고 분석한 인류의 위대한 기록이다. 농업혁명으로 발생한 빈부와 계급의 차이가, 과학혁명을 거치며..

칼럼 및 논설 2022.05.11

제천을 떠나오며[미래교육신문 김미수필]

제천 가는 길은 멀기만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었던 도시였다. 제천에서 30분만 더 가면 강원도라고 했다. 강원도라고 하니 그 거리가 실감이 났다. 도착해 보니 어두운 밤이었다. 기온은 차가워 몸을 움츠리게 했다. 나는 제천 장례식장에서 몸부림을 치며 울었다. 아무것도 입에 넣을 수 없을 만큼 기진맥진했었다. 입관식에서 본 망자는 곱게 화장해 생전처럼 평온한 모습 그대로였다. 주머니도 없는 삼베옷으로 차려입고, 평생 종종거렸던 발은 삼베 꽃버선 신고, 손 덮개를 씌운 손은 가슴 위에 얹고 잠자듯 누워있었다. 향년 64세 생애를 마감하고 먼저 가는 올케언니를 어떻게든 붙들고만 싶었다. 올케언니와 가족으로 살아온 세월이 40년이나 되었으니 그 정을 못 잊어 몸부림치는 것만은 아니었..

칼럼 및 논설 2022.05.11

봄이 오는 소리[미래교육신문 최성광기고]

세상이 온통 봄기운으로 가득하다. 새하얀 목련이 귀하고 부드러운 꽃잎을 눈부시게 피어 올리고, 연분홍 벚꽃은 소담소담 피어 온 세상을 환하게 만들고 있다. 아름답고 찬란한 꽃잎은 지고 난 자리에 연둣빛 여린 잎들이 수줍은 듯 얼굴을 빼꼼히 내밀며 가지 곳곳에 생기를 주고 있다. 봄이 왔다. 봄은 긴 겨울의 끝에 어느샌가 우리를 찾아왔다. 혹한의 추위와 고통이 지난 후 찾아오는 따스한 계절. 겨울은 모든 것이 움츠러들고 생기가 사라진 멈춤의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생명체는 숨죽이며 다시 피어날 봄을 기다린다. 그렇게 봄이 우리에게 왔다. 비단 봄은 계절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봄은 오랜 기다림 끝에 민주주의로 찾아 왔다. 탄압과 독재의 시기, 대중은 폭압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며 저..

칼럼 및 논설 2022.04.20

닭갈비[미래교육신문 박철한수필]

북한강 푸른 물에 반달모양으로 떠있는 남이섬에 발을 디뎠다. 경기도 가평에 위치하나 주소는 강원도 춘천이라는 남이섬에는 아직 찬바람이 가시지 않은 이른 봄인데도 많은 사람들로 박신거렸다. 그중에는 상당수의 외국인도 눈에 띤다. 남이섬이 국내 TV드라마에 등장하여 그 드라마가 외국에서 방영되었기 때문이란다. 2000년대를 전후한 시기부터 한국의 영상, 음악, 문화가 아시아에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켜 한류열풍이란 신조어가 생겼다는데 그곳에서 실감할 수 있었다. 강 하구의 삼각주처럼 남이섬은 강물에 떠내려 온 흙과 모래가 강폭이 넓고 경사가 완만한 곳에 쌓여 형성된 듯하다. 남이섬이란 이름은 그곳에 조선 세조 때 이시애의 난을 평정하는 등 비범한 능력을 가진 명장으로 26세에 병조판서에 이르렀으나 이를 시기..

칼럼 및 논설 2022.04.20

화재로부터 안전한 전통시장 만들기[미래교육신문 조상호기고]

전통시장은 우리 문화가 숨 쉬고 있는 역사의 장소이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문화쇼핑 공간이기도 하다. 알뜰한 가격에 질 좋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전통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지만 반면에 미로형 골목에 소규모 점포가 밀집된 형태로 전기와 가스의 시설이 노후와 관리 미흡으로 작은 부주의에도 화재발생 위험이 높은 실정이다. 지난 2021년 12월 서울 청량리 농수산물시장 화재, 같은 해 9월 경북영덕 전통시장 화재로 48곳의 점포가 전소되어 많은 재산피해가 발생하였다. 국가화재정보통계에 의하면 최근 3년간 전국의 시장에서 178건의 화재로 805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전통시장은 시장진입로는 협소하고 주변의 무질서한 주정차로 소방차량의 접근이 어려워 초기진압에 실패하게 되면 대형화재로..

칼럼 및 논설 2022.04.20

어린 왕자[미래교육신문 최서윤기고]

“처음에는 나한테서 조금 떨어져서 바로 그렇게 풀밭에 앉아 있어. 난 곁눈질로 너를 볼 텐데, 너는 말을 하지 마. 오해의 근원이야. 그러나 하루하루 조금씩 가까이 앉아도 돼......” 생텍쥐베리의 소설 ‘어린 왕자’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이라는 별칭이 있다. 왕자는 자신의 별을 떠나 여행을 다니면서 각자의 생각과 욕심에 사로잡혀 다른 것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인물(어른)들을 만나게 된다. 별에 혼자 살았던 왕자는 다양한 인물들을 접하면서 세상을 알아간다. 순수함을 잃어간다고도 볼 수 있다. 왕자가 만났던 여러 인물 중 왕자의 마음을 깨닫게 한 것이 여우다. 위 문장은 여우가 왕자에게 자신의 친구가 되어 달라며 했던 말이다. 소중한 것과 함께 있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하루하루 조금씩 다가서야..

칼럼 및 논설 2022.04.20

가출[미래교육신문 김미수필]

내 나이 육십에 가출했다. 그것도 대독이 터진다는 정이월이었다. 말리는 아들에게 이대로 살다가는 내 몸 안에 병을 키워 죽을 것 같으니, 험하게 살더라도 마음 편하게 살고 싶다고 했다. 밖은 어둡고 칼바람이 불었다. 눈발까지 더해 밤공기는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하필이면 이 추위에 누가 밀어내는 것도 아닌데 하는 생각에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뒤척이며 지새는 밤은 서럽고 억울했다. 이번만은 기어코 내 뜻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마음 놓고 살만하면 선거철이 돌아왔고 남편 병은 도졌다. 그는 몇 년 전 다시는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일도 무시해 버렸다. 온갖 이유를 만들어 다시 나서야만 한다는 것이다. 나는 세상에서 제일 두려운 것이 남편의 그 소리였다. 이젠 서로 간에 말이 필요 없었다. ..

칼럼 및 논설 2022.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