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에서 인심 난다는 속담이 있듯이‘ 우리 마을 사람들이 세대 차를 막론하고 고루 마을회관을 다니는 이유 중 하나가 호박의 공로가 크다. 봄에 심는 묘목 중에는 호박 묘목이 흙으로 일찍 들어간다. 우리 마을에서는 묘목을 이식하는 형태를 시집보낸다고 한다. 이른 봄비가 오면 호박 묘목이 신부가 되어 새로운 터를 찾아 떠난다. 적절한 자리를 살펴 꽃방석을 깔 듯 곱게 터를 만든다. 호박은 후덕하고 튼실한 열매를 맺는 대신에 밑거름 두둑해야 한다. 일단 땅 맛만 붙으면 묘목은 강하게 버티는 힘이 세다. 더위가 시작되고 비가 자주 오면 열매도 성큼 맺는다. 호박은 자투리땅에 심어도 제 몫은 충분히 해냈다. 따뜻한 기운이 대지를 후끈 달구는 날 등불 같은 노란 꽃등 들고 배시시 나오는 이도 호박꽃이다. 농부도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