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기 (논설위원)
교육현장, 이대론 안 된다
교육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 사안의 핵심이다.
휴전이후 우리 경제가 도약하여 빈곤 국가의 오명을 벗어난 연유가 바로 우리 국민의 교육열에 기인 됐음은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국가의 미래가 교육에 달려 있다는데 반해 요즘 학교교육의 방향과 질이 예전 같지 못함을 부정할 사람 또한 많지 않을 것이다. 연일 언론에 회자되는 학교 내 사건 사고의 보도는 학부모를 떠나 온 국민들의 걱정을 자아내고 있다.
이른바 교내 집단 따돌림에서, 폭력 써클, 성 폭력, 성 추행에 이르기 까지 그 내용을 모두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니 청소년의 생활 지도가 어느 상황에 처해 있는지 가히 짐작이 가고 남는다. 심각한 것은 그 정도가 확산되어 가고 있으며 질이 범죄화 되는 심각 수준을 넘어서고 있으나 교육 행정 기관의 대처 방안이나 지도 방안이 부재 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줄탁동시(줄啄同時)’ ‘교육상장(敎育相長)’이란 말이 있다.
어미닭이 열심히 알을 품고, 병아리 또한 알을 열심히 쪼아 댈 때 비로소 병아리가 세상에 태어날 수 있다는 말이겠고 교육은 그렇게 상호작용에 의해 이뤄진다는 뜻일 것이다.
교육상장 역시 교육은 서로가 바람직한 상호관계에서 가능하다는 이야기라면 과연 오늘날의 일선 교단에서 위의 고사성어를 갖다 붙일 교육현장이 얼마나 될지 걱정된다.
교육심리학자 이성진 박사 저서 ‘행동수정의 이론과 실제’ 행동수정 기법을 보면 ‘행동수정 강화 이론’이 소개되는데 학생들의 행동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를 들고 있다.
칭찬과 격려, 기대감의 지도, 과거 만족도의 회상, 다정한 스킨 쉽, 적절한 보상 등 다양한 기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이론이 지금의 교실 문화에서 과연 적용이 가능할지 일선 교사들은 당황하고 있으며 적용해서는 안 될 금기 사항으로 변질된 게 아닌가 싶어 혼란이 올 시점에 와 있음이다.
학생이 잘 했을 때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껴 앉아 주며, 등을 쓸어주는 강화이론을 적용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줄탁동시’나 ‘교육상장’의 상호작용이 범죄 사항으로 둔갑해버린 교육이론을 어찌해야 할지 난감한 교육현실에서 인간성 회복이나 인성교육을 좌시할 수 밖에 도리가 없는 현실이다.
교사는 오로지 입으로만 교육을 해야 하는 입장이고 학생은 귀로 듣기만 해야 하는 단절된 인간관계에서 진정한 교육을 바라는 오늘의 교육은 산에서 물고기를 잡으려는 낚시군의 낚시질 같아서 무척 그 심정이 쓰릴 뿐이다.
교단 상황이 이렇게 황폐화 된 데는 누구를 들어 탓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우선적인 책임이 있지만 교육부나 교육 행정가들의 안이한 예방책과 처방전이 상황을 정리하는데 그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급한 교육정책을 뒤로하고 당쟁과 지역구 선거 표밭 가꾸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국회위원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과 안목이 절대 필요한 때이다.
학생이 스승을 고발하고 스승이 제자를 추행하는 한 우리들의 희망은 멀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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