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자기소개서, 표절하지 않고도 잘 쓸 수 있다
지난 해 우리나라 대학 입시에서 자기소개서 표절로 1천 400여 명이 불합격 처리되었고, 이러한 추세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뉴스를 통해 접한 바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20년 간 교육컨설턴트 경험을 가지고 있는 Nobles Prep의 Choi 원장은 이런 사실이 한국 대학 입시만의 실태가 아니라고 말한다.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너는 공부에만 집중하면 된다. 대학교 원서는 내가 알아서 할게'라며 유학원에 자녀의 원서 전체를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학원이나 학원이기 때문에 돈을 지불하면 무엇이든지 다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학생이 직접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고 유치원을 포함해 13년간 학교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자기소개서 하나도 제대로 쓰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또한 하버드나 스텐포드 같은 명문 Ivy League 대학만 고집하는 학생들이 자기소개서를 직접 작성하지 못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다 성숙한 글 더 전문가 다운 글을 원하면서 어른의 글을 대신 제출하는 경우가 많다.
Nobles Prep의 Choi 원장은 "유학원에서 도와 줄 수 있는 것은 방향성입니다. 그리고 글의 전반적인 문맥이나 보다 적절한 단어 사용과 같은 것들은 도와 줄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학생의 자기소개서에는 학생 자신의 이야기가 자신만의 목소리로 담겨 있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아직 작문에 미숙한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도 분명히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학에 제출하는 원서를 남의 것을 보고 표절하게 되면 불합격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자기소개서는 단순히 대학 입학을 위해 제출하는 서류가 아니라 이를 작성하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런 과정들을 경험하지 못하고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면, 학생들은 과정의 중요성보다는 목적을 위해서는 본인이 잘하는 것이나, 시키는 것만 열심히 하면 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Choi 원장은 걱정한다.
학부모들은 전문가의 손에 의해 자녀의 자기소개서가 작성되어야 한다며 유학원에 맡기거나 에세이를 돈을 지불하고 구매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 에세이는 한 편당 구매가 가능하다고 하며, 졸업반 학생들의 경우에는 몇 백만원에서 많게는 천만원 이상 돈을 들여 에세이를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돈을 들이더라도 제한적인 인력이 여러 명의 에세이를 작성해야 하는 유학원 입장에서는 기존에 가지고 있는 에세이 형식을 재활용하는 것이 빈번하다.
이렇게 유학원에 학부모가 맡기는 경우 이외에도 학생이 급한 마음에 스스로 표절을 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사람이 작성한 글을 보고 마음에 들면 그대로 베껴 쓰고 제출하는 것이다.
한국 대학 입시 역시 이런 것들로 인해 지난 해에만 자기소개서 표절과 이로 인한 불합격 처리 건수가 1천 명이 넘는 수치가 나오게 된 것이다.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표절을 하고 있는데 우리 아이만 하지 않는다면 손해가 아닌가?'
진정으로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고 고민하는 부모라면 학생이 못하는 것을 부적절한 방법으로 대신 해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잘 해낼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표절을 하지 않고도 자기소개서나 에세이를 잘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한다. 학생의 생각을 본인의 목소리로 전달할 수 있도록 대필이나 표절이 아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진정한 교육 전문가는 학생들에게 대신 글을 작성해 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글을 쓰고 함께 검토하면서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또한 Choi 원장은 "아무리 같은 교복을 입고 같은 수업을 듣는다고 해도 학생 개개인마다 이해 수준이나 사고 방식이 다르고 관심사 역시 다르기 때문에 전문가의 글보다 학생 스스로 만드는 스토리와 글이 더욱 멋지기 마련이지요."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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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iraenews.co.kr/news_gisa/gisa_view.htm?gisa_category=02040000&gisa_idx=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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