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광(광주광역시교육청 장학사, 교육학 박사) 유년시절의 기행 얼마 전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던 중 창밖 너머로 웽~하는 익숙한 소독기 굉음이 들렸다. 나는 그 소리에 반사적으로 창가로 가 소독기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부터 확인했다. 시야가 허용하는 범위를 훑고 또 훑으며 한참을 두리번거리다 소리의 실체를 발견했다. 마스크를 쓴 방역요원이 소독기를 어깨에 걸쳐 메고 하수구와 가로수 밑 풀밭 구석구석에 하얀 연기의 소독제를 뿜어대고 있었다. 웽~하는 시끄러운 소리와 잠시 후 퍼지는 하연 연기 속 기름 냄새는 불쾌감 보다 유년시절의 향수를 이끌어냈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1980년대, 여름 저녁 무렵이면 소독기를 단 용달차가 하얀 연기를 뿜어대며 골목 구석구석을 돌았다. 골목에 모여 놀던 아이들은 소독차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