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및 논설

‘부(富)의 양극화’ [미래뉴스 제공]

교육정책연구소 2017. 1. 26. 09:21




()의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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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규(광주여자대학교 실버케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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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양극화란 사회의 여러 집단이 사회적인 변동으로 인해서 특정 분포 상에서 중간층이 사라지고 대신에 중간층이 양 꼬리 쪽으로 이동함으로써 상하 양극단이 극단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와 경향성을 말한다.

그러면 부()의 양극화란 무엇인가? 이는 중산층(또는 소득 분포상 중간계층)이 감소하고 최상위와 최하위계층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즉 계층별소득 분포 상에서 중간소득계층(중산층)이 감소하면서 소득 분배 분포도가 양극단에 밀집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부의 양극화 현상은 각 나라마다 구체적인 양상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고 있지만 지구촌 어디에서나 보편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예외는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7IMF위기 이후 계층별 소득분포도를 나타내는 지수로써 널리 이용되고 있는 지니계수, 소득5분위 배율, 그리고 빈곤층비중 등이 상승하여 소득불평등도가 외환위기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심화되었고 중간계층의 비중이 감소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런 소득 불평등도는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소득 상위층의 소득 상승률이 줄어들어 소득 하위 층과의 상대적인 소득 격차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소득 불평등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와 같이 소득 상위층과 하위 층의 소득 격차가 줄어들거나 지금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국제적인 면에서도 살펴보면, 부의 양극화는 미국 주도의 서구 자본주의가 세계화된 결과이다. 자유경쟁의 촉진, 극대의 효율성 추구, 이윤의 극대화, 시장경제원리의 준수, 규제 철폐, 노동시장의 유연성 촉진 등을 특징으로 하는 신자유주의는 남북 간 양극화와 국내사회의 양극화를 가져왔다. 남북 간 양극화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양극화이고 국내사회의 양극화는 흔히 말하는 8020 현상을 의미한다. 이는 희망이 없이 살고 있는 80%와 잘나가는 20%를 말한다.

부의 양극화는 시한폭탄이다. 부의 양극화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사회는 희망이 없고 살기 힘든 80%가 아니라 잘나가는 20%에게도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산층은 몰락하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들 간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됨으로써 상대적 빈곤감(박탈감)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사회적 불평등, 분열, 반감을 불러일으켜 사회통합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림으로 해서 궁극적으로는 국가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 간, 산업 간, 노동자 간, 나아가 국민의 일상생활 영역인 교육과 주택, 의료, 정보, 문화 등의 전 범위에 걸쳐 전면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진단에 따르면 양극화는 세계적 추세이나 한국에서 특히 문제되고 있는 것은 첫째 양극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 둘째 해외 선진국에서 개별적으로 보이는 여러 측면이 동시 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미국은 소득불평등과 빈곤의 문제, 영국에서는 임금 격차, 독일에서는 산업간 양극화, 이탈리아는 지역 간 양극화, 스웨덴과 아일랜드에서는 기업규모별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총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제적인 구조로 분석하면 대기업간 중소기업간 양극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즉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원청기업과 하청기업이라는 측면에서, 그 관계는 종속적일 수밖에 없으며, 이는 기업 간 경쟁력 격차를 더욱 벌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둘째, 기업 중에서도 내수기업과 수출위주기업간의 양극화를 들 수 있다. 극심한 내수경기의 침체로 인해 내수물품위주의 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에, 반도체, 자동차, 휴대전화 등 디지털, 첨단산업을 위주로 수출에 전념하는 기업들은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다.

셋째, 부익부 빈익빈의 가속화를 들 수 있다. 결국 근로자간에도 임금격차 심화로 양극화가 가속화되었으며, 서울중심의 경제, 더 나아가서는 강남중심의 경제로 인해 막대한 경제적 손실, 국토의 불균형적 발전, 지방경제의 몰락들을 초래한 것이다.

넷째, 부의 양극화 심화는 사교육비의 양극화 심화를 불러옴으로써 교육기회의 불평등이 야기되었고, 부모의 경제적 능력이 학생들의 교육성취를 결정하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다섯째, 통계청에 따르면 부의 양극화뿐만 아니라 문화 소비의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가구 중 소득이 상위 10%에 해당하는 계층의 교양·오락서비스 지출금액은 월 평균 257,500원으로서 하위 10%의 계층의 지출금액인 31,400원보다 8배나 많게 나왔다.

필자가 20106월 박근혜 의원 싱크탱크였던 국민희망포럼에서 주최한 한국사회의 양극화, 현황과 과제정책토론회에서 발표자로 참석했을 때, 포럼관계자로부터 정치하는 분들도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말을 전해들은 적이 있다.

부의 양극화의 개선에서 나아가 극복을 위해서는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이루는 일이다.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성장에 도움이 되는 분배와 분배에 도움이 되는 성장이 연결되어야 한다. 아울러 서민을 위한 복지정책과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함으로써 양극화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물론 증세가 불가피할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 합의와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정부의 현명한 정책 집행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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