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및 논설

학생들에게 음악과 친하게 해야 한다.[미래뉴스제공]

교육정책연구소 2016. 12. 22. 11:15


황윤한(광주교육대학교 교수)

 

학생들에게 음악과 친하게 해야 한다.


학생 1인당 교육비를 핀란드보다 더 높게 지출하면서도 핀란드 학생들보다 학업성취도가 더 낮은 영국 학생들을 이해할 수 없었는지 토니 블레어(Tony Blair) 전 영국 수상은 학자들로 하여금 그 원인을 찾아낼 것을 주문하였다.

이러한 요구에 런던 대학의 심리학자 핼럼(S. Hallam) 교수는 연구를 통해 영국 교실과 핀란드 교실의 차이를 음악의 활용에서 찾아냈다. 핀란드 교실에서는 항상 노래 소리가 들렸다는 것이다.

핼럼의 연구는 최근의 두뇌발달에 관한 연구들과 맥락을 같이한다. 인간의 두뇌에는 전두엽과 후두엽 두 곳에 음악을 담당하는 곳에 있어서 음악을 통한 교육은 기억력을 증진시켜줄 뿐만 아니라, 지능발달과 행동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인간의 대뇌피질은 음악적 활동을 할 때마다 스스로 발달하는데, 음악을 통해 발달한 기능들이 유사한 기능을 요하는 다른 학습활동에 전이가 되며, 이러한 전이는 자동적으로 일어나고, 새로운 상황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공영방송인 PBS의 홈페이지 교육 섹션에는 음악 교육의 혜택(The Benefits of Music Education)이라는 제목 하에 각종 연구들을 종합하여 음악이 학생들에게 주는 혜택들을 설명하고 있다. 먼저 음악은 음악을 하는 그 이상의 것이라는 점이다. 음악은 다른 영역들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교과나 기능들의 학습을 촉진시킨다. 단순히 목소리와 악기를 연주하는 손가락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귀와 눈과 크고 작은 근육들을 동시에 움직여야 하므로 노래를 부르고 들으며 춤을 추는 것은 학생들에게 경험을 풍부하게 해주므로 매우 중요하다.

학자들은 음악은 언어 발달을 돕는다고 주장한다. 대개 언어는 2세부터 9세 사이에 완성되는데, 이 시기는 소리와 말을 해독하는 기능이 발달하는 시기이고, 타고난 언어 기능들이 강화되고, 연습되며, 질적으로 향상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회 주일학교에서 관찰한 일이다. 초등학생들과 영어예배를 드리는데, 성경에 나오는 단어들의 발음을 가르치지는 않는다. 다만 원어민들이 부르는 영어 챈트(chant)와 찬양을 유튜브에서 다운받아 들려주고 따라하도록 하였는데, 1년 정도 지난 후 학생들이 영어 성경 읽는 소리를 살펴보니, 주일학교 교사들보다 발음과 억양도 좋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음악은 IQ를 향상시킨다고 한다. 2004년에 셀런버그(E. G. Schellenberg)가 심리학 학술지에 보고된 연구에 의하면, 1학년 학생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은 1주일에 한 차례씩 피아노와 성악 레슨을 하, 다른 한 그룹은 드라마 레슨을, 마지막 그룹은 특별한 레슨 없이 9개월 동안 교육을 하였다. 전후 검사를 통해 비교해본 결과 음악 레슨을 받은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IQ3점정도 더 향상되었다고 보고했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라스무센(E. Rasmussen) 박사는 음악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들의 뇌의 활동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음악을 하고 악기를 다루는 사람은 더 많은 뇌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보스턴대학과 하버드의과대학 교수들의 연구에 의하면, 한 주에 한 번씩 음악 레슨을 15개월 동안 받은 학생들의 두뇌 영상을 분석해봤더니 청음(소리 구별)과 미세운동과 관련된 뇌에 변화가 있었고, 그러한 능력과 관련된 신경 연결망이 발달했음을 관찰하였다.

이외에도 많은 연구들이 음악이 학생들에게 주는 혜택이 다양함을 입증하고 있다. 우리는 즐거운 일이 있을 때 신이 나서 흥얼거리고, 슬픈 일이 있을 때도 슬픔을 노래한다. 음악은 긴장을 해소하기도 하고, 고통을 치유하기도 한다. 오케스트라에서 아무리 성격이 급하다고 할지라도 심벌즈를 연주하는 학생은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기 위해서 끝까지 인내해야 하고, 아무리 이기적인 학생일지라도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기 위해 서로 협력하여야 한다.

이처럼 음악이 학생들의 교육과 삶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교사들은 수업의 윤활유가 되는 음악을 곁들여 수업하는 것에 인색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학생들에게 음악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기회와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그리하여 아름다운 음악 소리가 울려 퍼지는 밝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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