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및 논설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미래교육신문 최성광기고]

교육정책연구소 2022. 3. 23. 10:36

최성광(광주광역시교육연수원, 교육학 박사)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사계’를 작곡한 안토니오 비발디의 칸타타 성악곡이다. 세상에 참 평화는 고통과 결핍 속에서 느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요즘처럼 ‘평화’라는 말이 새삼스러울 때가 있었을까 싶다. 국어사전에 평화는 ‘평온하고 화목함, 전쟁, 분쟁 또는 일체의 갈등이 없이 평온하거나 또는 그런 상태.’라고 나와 있다. 평화는 사전적 정의처럼 사람들이 느끼는 정서적 안정과 평온함을 뜻한다. 인간을 포함해 모든 사물은 평온과 평화를 좋아한다. 안정감 때문이다.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가는 것은 긴장과 변화로 인한 고통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은 단 하루도 평온함이 없는 것 같다. 연일 매스컴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확진자 수와 경제위기,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전쟁 이야기, 대통령 선거를 치르며 사람들 간 발생하는 갈등과 분열, 일주일간 지속되는 산불 상황을 보도하고 있다. 참 싫다. 어지러운 세상 이야기가 매순간 매스컴과 SNS를 통해 넘쳐난다.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프다. 나와 내 가족이 코로나에 걸리면 어떡할지, 우크라이나처럼 우리나라도 전쟁이 터지면 어떡할지, 내가 지지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안 되면 어떡할지, 아까운 산림이 다 타버리면 어떡할지 등 걱정과 염려 속에 세상을 살아간다.

하지만 세상일이 복잡하고 머리 아프지만 또 한편으로 세상일이 궁금하다. 소위 세상 돌아가는 판을 알아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삶을 위협하는 위험과 갈등을 피해 안전하고 평온하게 살기 위해서는 복잡한 세상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모순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심지어 평온하게 살기 위해 복잡한 세상일에 직접 가담해 전쟁 같은 삶을 살아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어떻게 사는 것이 맞는지 헷갈릴 때가 있다.

그래서 산속에서 평화롭게 혼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나는 자연인이다’ 방송 프로그램이 인기 있는 것 같다. 출연자들 대부분은 세상일에 지치고 상처받아 산으로 들어갔고, 자연 속에서 홀로 살아가며 신체적 건강과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고 말한다. 시청자들은 그들의 삶을 보면서 자연 속 평화로운 삶을 동경하거나 대리만족하는 것 같다. 캠핑과 전원주택 열풍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도시인들이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고 평온하게 지낼 시간을 캠핑과 전원주택에서 찾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모두가 자연인이 될 수 없다. 또 캠핑장에서 평생을 살 수도 없다. 일상은 일상으로 살아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사회 구조적인 평화와 평온을 추구해야 한다. 질병으로부터 안전한 보건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내외 전쟁의 위험 요소를 제거하며, 분열과 갈등을 넘어 화합과 상생을 추구할 수 있는 이념과 가치를 강조해야 한다. 이를 위해 비판하고 토론하고 행동해야 한다. 사회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다수의 힘이 필요하고 그 힘은 바람직하고 보다 공동체적인 가치에 기반해야 한다.

또한 깨어 있어야 한다. 시대정신을 읽고 세상을 바라보는 올바른 눈을 갖고 의식이 깨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행동하는 양심’은 우리 사회를 변화하고 평화로 이끄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다. 세상의 참 평화를 얻고 싶다면 위험과 갈등 앞에서 숨거나 피하지 말고 두려움과 마주해 승리해야 한다. 인류 문명은 그렇게 진보해왔다. 아마 그 시대 비발디도 이러한 마음으로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를 작곡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지금 이 시대도 변화를 위한 용기 있는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 세상의 참 평화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사더보기:

http://www.miraenews.co.kr/news_gisa/gisa_view.htm?gisa_category=02040000&gisa_idx=36997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최성광(광주광역시교육연수원, 교육학 박사)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사계’를 작곡한 안토니오 비발디의 칸타타 성악곡이다. 세상에 참 평화는 고통과 결핍 속에서 느낄 수 있다는 메시지를

www.miraenews.co.kr

#최성광 #교육연구사 #교육학박사 #세상에참평화없어라 #사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