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철 시인
아침노을에..
영산강 너머
은적산 마을 앞 강가에
아침노을이 곱다
매일 일상처럼
햇귀에 시달린 안개는
신령스러운 기운으로
노을 진 강가에 머물기를 반복한다
때로는 신의 영역인 양
무거운 침묵을 강요한다
그럴 때면 왠지
오가는 이 없는 비탈진
자드락 길이 한가롭다
결코 타협을 거부한 체
뜬 눈으로 지세운 밤
갈대숲 아래
잠자던 철새들도
아침 햇귀에 놀라 눈뜨는
여명의 시간
강물 위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한다
밤새 뒤척이던 불규칙의 파편들이
강물 위에 흩어진다
자꾸만 지나간 감정의 시간들이
파편에 뒤섞여
혼돈을 가져온다
감정에는 질서가 없나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야!
어쨌거나 모든 걸
내려놓으소 잉!
그래야만 되네..
큰 형의 준엄한 가르침이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방하착放下着 교훈에 머리 숙인다
엷은 미소의 그림자 실루엣
꿋꿋이 살아온
이 땅의 진정한 사표일까
아침 늦은 시간
눈부시게 찬란한
광란의 빛의 축제가 열리고
비로소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 찬
검은 상자를 비운다
입는 옷 그대로
창가에 기대어
노 선배의 가르침을 새긴다
이제는
텅 빈 작은 상자하나
준비 해야지...
오늘따라
아침 노을이 곱다.
**방하착放下着: 모든것 내려놓아라의 뜻
**자드락길:산 비탈진곳에 난 작고 좁은 길
**이 시詩를 평생 교육에 헌신하고 계시는 김수기 선생님과 인연에서 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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