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육대학교 교수 황윤한
모든 학생들에게 성공의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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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개념이지만 성공의 법칙으로 통하는 ’마태효과‘(Matthew effect; 또는 ’마태복음효과‘라고도 칭함)라는 고전적 개념이 있다. 1960년대에 미국의 사회학자 머튼(Robert K. Merton)이 신약성경 마태복음 25장 29절에 나오는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에서 착안하여 개념화시킨 것으로 ’미래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특별한 기회를 많이 얻어낸 사람이 나중에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현상‘을 말한다, ’기회누적효과‘, ’기회의 불평등‘, ’빈익빈 부익부’ 등과 같은 맥락에서 쓰이는 개념이다.
머튼은 미국의 노벨상 수상자들과의 인터뷰 내용들과 그들의 일기, 편지, 노트, 과학적 논문, 다른 과학자들의 전기(傳記) 등에서 추출한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마태효과를 개념화시켰다. 머튼은 과학계의 보상과 소통의 상관관계를 추출하였는데, 협력으로 또는 개인적으로 많은 양의 연구를 해서 널리 알려진 저명한 과학자일수록 과학적 공헌에 대한 사회적 인정이 더욱 높아지지만, 잘 알려지지 않는 과학자들일수록 그 반대의 현상을 발견하였다. 예를 들어, 무명의 대학원생과 노벨상을 받은 지도교사가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물이 사회의 조명을 받게 되면, 그 공은 노벨상을 받은 교수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과학 분야에서 과학자들 사이에 높은 성취를 했다고 인정받은 과학자들은 자신의 이미지와 대중적인 이미지가 성공한 과학자로 형성되어 더 많은 혜택(지원금 등)을 가져가고, 잘 알려지지 않는 연구자는 그렇지 못하게 됨으로써 두 과학자들 사이에는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난 것을 알게 되었다. 즉 초년기에 성공했던 과학자들이 후에도 더 많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머튼은 마태효과라고 하였다.
머튼의 마태효과 연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 연구되었고, 특히 교육 분야에서는 교육의 기회 균등 측면에서 많은 연구가 수행되어 왔다. 예를 들어, 서울대 연구팀은 영재교육을 대상으로 교육에 있어서 마태효과에 대한 연구를 하였다. 선행연구들의 분석을 통해 마태효과는 기회차원과 역량차원에서 나타남을 알게 된 연구자들은 영재교육 대상자들의 선발과 평가 체제 속에서 마태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전국 20개 과학 고등학교의 2009학년도 입시요강 자료와 서울대학교 2006∼2009학년도까지의 정시 및 수시모집 결과를 분석하였다. 또한, 교육수요 측면에서 마태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밝히기 위해 일반계 고등학교와 특수목적 고등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한국교육고용패널 4차년도 조사자료(2007)를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들을 요약하면, ’영재교육기관-과학고등학교-서울대학교‘로 이어지는 일련의 교육선발과 평가체제 속에서 기회의 누적이득효과가 나타났고, 일반고와 특목고 학생들의 교육수요를 비교한 결과, 희망교육수준, 해외어학연수, 자격증 취득에서 특목고 학생들이 많게는 약 16배, 작게는 약 2.5배 정도로 교육수요의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포항공대 정우성 교수와 미국 보스턴대 유진 스탠리 교수 공동연구팀은 한국과 미국의 프로스포츠 선수 2만 여명과 미국 6대 과학 학술지에 논문을 실은 석학 40만 명의 데이터를 물리학적 방법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두 그룹 모두에게서 ’마태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즉 초년 시절에 출전기회가 많거나 저널에 자주 논문을 냈던 사람들이 성공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초등학교 때 읽기의 성공 기회가 상급학교로 갈수록 학업성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빈부 격차에 의한 학습 경험의 차이는 사회의 성공의 길과 미취업에 의한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갈림길이 된다는 것이다. 이제 각급학교는 새학기를 맞았다. 차이는 있겠지만, 초∙중∙고∙대학에 이르기까지 학생들, 학부모들, 교원들에게 있어서 가장 설레고, 두려우며, 힘들고, 바쁜 시기이다. 이러한 3월 한 달에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어떤 기회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연말의 결실은 달라질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모든 학생들에게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여 마태효과로 인한 격차를 줄여야 할 것이다. 교사들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성공할 기회가 많아지면 그들이 졸업하여 사회에 나와서도 그만큼 성공할 기회가 높아진다는 마태효과를 생각하면서 모든 학생들이 그들의 학업에 성공자가 되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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