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공간혁신의 바람[미래교육신문제공]

최 성 광(광주서부교육지원청 장학사,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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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공간혁신의 바람

) -->최근 교육계에 학교공간혁신의 바람이 일고 있다. 학교공간혁신의 필요성은 시대의 변화에 기초한다. 인간이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을 통해 인간은 다시 길러진다. 미래사회에 필요한 인간을 길러내기 위해서 학교는 창의성과 다양성을 배양하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러나 과거 100년 전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학교의 모습은 변화가 없었다. 이렇게 획일적인 학교공간을 통해 우리 사회는 어떤 인간을 길러내고자 했을까? 100년 전에 길러내려고 했던 인간상으로 미래사회를 대비할 수 있는가? 그것이 학교공간혁신의 첫 출발점이다.

학교공간혁신의 요구는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첫째, 근대성(Modernity)의 종말과 탈근대성(Post-Modernity)의 발현이다. 학교는 근대주의의 소산물이다. 테일러리즘(Taylorism)에 입각한 효율성과 효과성의 강조, 집단의 힘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체주의 교육, 최고 권력에 대한 충성과 개인의 헌신, 획일화된 통일성의 미학 등이 근대성의 특징이며, 이를 대표하는 근대주의의 상징물이 학교, 군대, 정신병원, 감옥 등 이다. 특히 그 작동 매커니즘은 남성, 백인, 이성애자 중심의 권력자가 판옵티콘(Panopticon)이라 불리는 감시와 처벌을 토대로 대중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근대성의 또 다른 특징은 경쟁과 성취, 억압과 착취의 정당화이며 학교와 군대 등 근대주의 시기에 만들어진 제도 속에서 이를 사회구성원에게 학습시켜왔다. 그런데 시대가 변화하면서 전체성과 집단성의 가치를 강조하는 근대주의 시대가 끝나고 다양성과 개성을 강조하는 탈근대주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 동안 근대성을 강조했던 학교교육과 공간에 대한 재구조화를 사회구성원들이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둘째, 여성성에 기인한 미래핵심역량의 강조이다. 전세계 다양한 국가와 교육기관에서는 창의성, 소통능력, 시민의식, 생태인문학적 감수성 등을 미래핵심역량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역량은 주로 여성성에 기인하는데, 조직경영학자 홉스테드(Hofstede)는 여성성의 특징으로 협력, 소통, 관계의 부드러움, 안정감, 평등, 삶의 질, 비공격성, ‘경쟁에 대한 반감’, ‘남을 능가하는 것에 대한 주의’ 등을 들고 있다. 2015개정교육과정을 비롯해 우리나라 교육 패러다임이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교육으로 진행되면서 학교교육에서 점차 경쟁, 성취, 도전, 승진, 인정 등의 가치를 내포한 남성성보다 여성성을 강조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여성성이 높은 국가의 학교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공간을 지닌 경우가 많다. 특히 학교공간혁신의 선진국가로 꼽히는 북유럽은 여성성 지수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이들 국가의 학교는 예술작품에 견줄 정도로 아름답고 창의적이며 개성이 넘친다. 북유럽처럼 우리나라 역시 여성성에 기초한 미래핵심역량이 강조되면서 이를 신장시키기 위한 학교공간혁신의 요구가 더 강해지는 것이다.

앞으로 학교는 미래사회를 준비하며 소통과 협업을 통해 화합과 배려, 다양성과 창의성을 갖춘 민주시민을 양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는 보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공간,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 민주적이고 자발적으로 꾸며진 공간으로 혁신해야 한다. 결국 우리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학교공간혁신에 힘을 모아 더 나은 학교와 사회를 만드는 초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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