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ne Choi
Nobles Prep & Mentoring 대표
Top Boarding Network 창립자
IECA 동아시아 협회장
Columbia 대학교 International Affairs 전공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동아시아학 전공
North Carolina 주립대 영문학 전공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미국 명문 보딩 스쿨들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계한 온라인 웹사이트가 공개됐다. Top Boarding Network, 짧게는 TBN이라고 불리는 이 네트워크에는 케네디가, 록펠러가는 물론이고 요르단의 왕이 교육 받았던 디어필드와 호치키스 학교들도 포함되어있다. Ten Schools Association과 Eight Schools Association 같이 자기들만의 협회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지만 학교들 간의 네트워크였고 지금까지 학교들의 활동이나 관심사가 외부에 공개된 적은 없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TBN 네트워크는 아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조성되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미국 명문 보딩 스쿨들을 한데 모아 네트워크를 만든 사람이 한국계 미국인 Jeanne Choi (최진) 대표이기 때문이다. 20년 간 아시아 학생들을 미국 명문 보딩 스쿨과 아이비리그에 진학 시킨 바가 있는 최 대표는 미국 유학의 결과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본다. 세상이 변하고 있는데 한국 부모님들의 사고는 여전하다며 조심스럽게 이야기한다. 미국 명문 보딩 스쿨과 아이비리그 진출은 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그 이유는 많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미국 학교들의 의식과 목표가 달라 졌고, 그만큼 학생 선택에도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시아 부모들, 특히 한국과 중국의 부모들은 아직도 오로지 성적만으로 승부를 가리려 한다. 하지만 미국은 성적으로만 성공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미국 유학에 성공하고 싶다면 Top Boarding Network (www.topboarding.net)를 방문해 탑 학교들의 학장들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다. 이러한 탑 학교들은 한국 학부모와 학생들에 대해 안타까워 한다. 교육에 대한 한국인의 열정은 칭송하지만, 그래서인지 그들의 노력과 열정에 비해 안타까운 결실에 마음 아파한다. 미국 조기 유학의 역사가 깊은 만큼 교육의 열정이 뜨거운 만큼 탑 학교들이 그들의 노하우를 최초로 공개했으니 경청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해외 유학에 실패한 이유
1997년 대한민국이 IMF를 겪으면서 깨달은 게 하나 있다면 미래를 준비하는데 있어 우리는 글로벌화 되어야 한다라는 것이다. 다음해 1998년부터 미국 조기 유학의 붐이 시작 되었다. 특히 미국 동부로 한국 중고등 학생들이 쓰나미처럼 밀려 갔고 서부와 남부에도 동부 못지 않은 한국 유학생들이 몰려가기 시작했다. 인터넷과 정보화 시대 역시 한 몫을 했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 공유가 자유롭게 이루어지기 전에는 Deerfield나 Hotchkiss 같은 학교들은 미국에서도 로얄 페밀리라고 불리는 케네디가나 록펠러가 등의 자제들 만이 진학하는 명문 학교들이었다. 미국 내에서도 정보의 공유가 원활해 짐에 따라 교육을 중요시 하는 중산층에서도 아이들을 탑 스쿨에 보내기 위한 경쟁이 시작되었다.
우리 아이들을 미국으로 어려서부터 유학을 보낼 때는 글로벌 시민으로 내일을 준비시키려는 것이었으나 우리의 아이들은 미국 학교의 졸업장만 손에 쥐고 돌아 왔다. 영어는 잘 하지만 유창하게 구사하지는 못하였고 특히 글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유학생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우리의 아이들은 미국에서 그들의 방식으로 버텨왔기 때문이다. 미국 사회에 적응하고 문화를 이해하고 익히기 보다 SAT 준비에만 집중 했고, AP과목 하나 더 들으려고 애썼기 때문이다. 대학 진학을 준비 하면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부족한 영어 공부는 뒤로 하고 이과 진학에 필요한 수학과 과학만을 공부해 공대 입학을 준비 하기에만 바빴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민을 목표로 유학을 간 우리 아이들은 대학 진학만을 생각하며 난이도 높은 수학 수업을 듣기 위해, AP 수업을 하나 더 수강하기 위해 서로 경쟁한다. 필요하다면 과외를 받고 학원에 간다. 유학생들의 방학은 온통 학원 스케줄로만 채운다. 이런 아이들이 학업을 어떻게 더 넓은 글로벌 사회를 보고 어떻게 글로벌 시민이 될 준비를 할 수 있겠는가?
유학생들의 실패는 취업 시장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기업은 현실이고 곧 사회이다. 면접에서 학교에서 배운 단편적인 질문을 기대하거나 미국 대학교의 졸업장으로 취업을 기대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유학생들의 취업이 어려워지자 많은 학부모들이 국내 교육으로 돌아 섰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유학을 다녀 오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인맥 때문에 취업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취업을 생각하기 이전에 우리 아이들은 진정한 글로벌 교육을 받아야 하며, 글로벌 인재로서 사고할 줄 알아야 한다. 취업은 아이들의 인생의 목표가 아니라 하나의 단계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글로벌 교육
가장 빠르게 변화해야 하는 것이 교육이다. 새로운 시대, 변화하는 사회에 맞춰 아이들을 교육하고 준비시켜야 하지만, 세상이 바뀌어도 교육은 크게 변화하지 않고 항상 제자리이다. 소통하는 사회를 만들자고 하면서 아직 학교에서 소통이란 찾아 보기 힘들다. 선생님은 교실 앞에서 강의를 하고 학생들은 그 내용을 암기하기에 바쁘다.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는지 보다는 그저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가 중요하다. 소통을 모르는 아이들이 변화지 않는 교육을 받고 사회에 나와 그들이 직면할 사회는 어떻게 보면 뻔하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과 인공 지능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심지어 기계인 컴퓨터도 학습을 하고 인간의 사고를 대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가고 있는데 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자신만의 사고 체계를 가지고 있고, 이를 표현할 수 있는지 현재 교육 체계 하에서는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이란 무엇인가? 바로 글로벌 교육이다.
글로벌 교육이란 1960년대 교육과 사회를 재구성하기 위해 시작되었고 세계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가르치는 교육으로 다양한 시각과 관점이 융합된 교육이다. 과목과 전공의 벽을 허물어 다양한 분야 간의 유기적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문학과 예술은 사회와 정치의 영향을 받으며, 과학 역시 사회의 변화에 따라 관심분야 즉, 연구의 방향이 달라진다. 문과와 이과로 투명하게 나누는 우리 사회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지만 변해야 한다.
우리의 아이들은 융합된 교육을 받아야 하며,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전해 주는 정보를 단편적으로 담기 전에 그 정보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기술을 터득해야 한다. 즉, 생각하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수업 내용은 자기 것이 되지 않으면 단순한 내용에서 끝난다. 내용을 이해하고 파악 했을 때 비로소 지식이 된다. 우리 아이들은 지식을 쌓고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
우리 아이들을 소통할 줄 아는 리더로 키우자
지금의 사회는 소통이 강조되는 사회이다. 국민과 소통하는 정부, 자녀들과 소통하는 부모, 그리고 국제 정세 역시 소통에서 시작한다고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아직 소통하는 법에 대해 알지 못한다.
소통이란 다른 말로 대화이며 의미는 상호 이해 된 기호 및 기호학적 규칙을 사용하여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의도된 의미를 전달하는 행위이다. 우리 아이들의 대화에는 규칙이 없다. 서로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목소리를 키우는 모습을 종종 찾아볼 수 있고, 자신의 목소리가 안 들릴까 봐 단순히 더욱 목소리를 높여 이야기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소통에는 여러가지 유형이 있다. 일대일 소통, 그룹에서의 소통 그리고 발표가 있다. 일대일 소통은 친구들 사이의 소통이 있고 어른과의 소통이 있다. 그룹은 학교에서나 학원 또는 친구들 모임에서 소통하는 경우이며 발표란 관객 앞에서 특정 주제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소통이다. 이 세가지 소통을 우리 아이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배우고 있는가? 사실 배우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대화라는 개념이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외국, 특히 미국 명문 학교들은 수업 방식을 대화 방식으로 바꿨다. 소크라테스식 문답법 형식인 하크니스 (Harkness) 교육방법은 둥근 테이블에 학생들이 둘러 앉아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으며 서로 질문하고 답하는 방식의 수업이다. 고대 그리스는 몇 천 년부터 소크라테스식 문답법 방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쳤고 미국 명문고와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1930년부터 이러한 방식을 선택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주입식 교육을 고집하고 있어 수업에 소통이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명문고 또는 아이비리그에 입학이 자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학교에 입학한다 해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일 것이다.
소통은 생활화 되어야 한다. 학교가 아이들의 인생의 전부가 아닌 것처럼 학교 외에서도 그 누구와도 대화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학교 지원 시 면접을 보게 된다. 글로벌 사회에서는 대화를 잘 하는 사람을 원한다. 그래야 차이점이 있으면 대화로 풀 수 있고 오해가 생기는 것을 방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식은 붓이 될 수도 칼이 될 수도 있다
누가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그 지식은 사회를 발전 시킬 수도 있고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칼을 잘 쓰는 사람은 장군이 될 수도 요리사가 될 수도 있지만 살인자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인성은 학업만큼 중요하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장래 직업만을 고려해 높은 성적과 명문 학교 진학만을 생각한다. 우리 아이가 자라 사회에 어떤 시민이 되고 회사에 어떤 구성원이 될 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는다. 외국과는 엄청나게 큰 차이이다. 미국 아이비리그에 떨어지는 학생들, 외국계 기업에 취직 못하는 졸업생들의 공통점은 인성의 차이다. 대표적인 아이비리그 대학인 하버드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학생들 자체가 우리의 얼굴이고 명함이다. 하버드 학생들이 하버드의 명성이기 때문에 그만큼 학생 선정에 엄격하고 조심스러운 것이다. 외국계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미국 Wall Street에 지원하는 한국 학생들의 취업률은 한자리 숫자에 머무르고 있다. 회사측의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만의 성공과 이익만을 추구하는 지원자는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지원자들이 대부분 답하지 못하는 질문은 회사에 어떤 자원과 자산이 될 것인지,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 지이다. 많은 지원자들이 제대로 대답 못하는 이유는 한번도 자신 외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의 취업과 성공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 우리는 아이들에게 인성 교육을 시켜야 한다. 글로벌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는 세계의 시민이 될 준비를 해야 한다. 앞으로의 세상에서 학습하고 사고하는 기계와 다른 것은 우리에게 인성이 있기 때문이다.
독립은 부모의 관심이다 아는것이 죄가 되기도 한다.
중국 학생에게 밀리는 한국 학생들
21세기를 이야기하면서 중국을 빼 놓을 수는 없다. 이제는 중국이 글로벌 교육 시장에서 한국을 앞서 나가고 있다. 많은 미국 학교들이 중국 유학생을 한국 유학생보다 선호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중국 학생들은 미국 문화에 굶주려 있어, 스스로 서양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중국 학부모들은 자녀가 미국 보딩스쿨에 입학하면, 학교 주변에 집을 마련한다. 그래서 긴 주말 (Long Weekends) 이나 방학 기간에 중국으로 데리고 가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 함께 있으면서 미국 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어린 학생들인 경우 미국 곳곳을 부모와 함께 여행하는 경우도 있고, 미국의 명문대학교 투어를 가는 등 현지의 문화 생활을 즐기곤 한다.
반면 한국의 유학생들은 한국으로 돌아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던지, 한인 하숙집에 투숙해 집단생활을 하며 보낸다. 추수감사절 (Thanksgiving Break) 때는 한국 학생 대상의 SAT Camp를 가기도 한다. 미국 학교 관계자들은 한국 유학생들이 한국인 집단 생활과 모국으로 돌아가 흐름을 깨는 행동들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미국 보딩스쿨에서 중국 유학생들을 선호하는 것은 학교 참여도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중국 학부모들 중에는 소위 기러기 엄마들이 많다. 중국에 가족들이 있지만 유학간 아이에게 자주 방문한다. 아이가 오케스트라를 하면 공연 때마다 참석하려 하고 자신이 참석하지 못할 경우에는 유학 컨설턴트 등 대리인을 보내서라도 학부모의 자리를 메워준다. 아이를 유학 보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관심을 갖고 유학의 목적이 학업보다는 글로벌 시민화에 있기 때문에 미국 학교들은 당연히 중국 유학생들을 더 선호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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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iraenews.co.kr/news_gisa/gisa_view.htm?gisa_category=02040000&gisa_idx=9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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