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광(교육학 박사)
교복 입은 시민을 키우기 위하여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파면되는 일이 발생하였다. 국정농단으로 인한 헌법질서와 대의민주주의 훼손이 그 원인이었다. 이로 인해 지난 수개월동안 광장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모여 촛불을 들고 스스로의 권리와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였다. 그간 수시로 열리는 대규모 집회에서 대중들이 큰 사고와 폭력 없이 평화롭게 행진하고 자유발언을 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성숙한 민주시민의 전형을 보는 듯했다.
그 중에서도 광장에 선 교복 입은 학생들이 주목을 받았다. 학생들은 성인에 비해 미성숙하고 정치적 사회적 판단이 정확치 않을 것이라 생각 했는데, 국가적인 위기 앞에 당당하고 자신 있게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을 보며 기성세대는 현 사태에 대한 미안함과 미래의 희망을 보았다. 그러나 학생들의 사회참여는 예전부터 있어 왔다. 광주학생독립운동,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등 국가 사회적으로 위기 상황에 놓일 때면 항상 교복 입은 학생들이 거리로 나섰던 역사적 사실이 있다.
학생들의 사회참여는 성숙한 민주시민을 키우는데 매우 중요한 활동이다. 학교에서는 성숙한 민주시민을 양성하고자 초등학교 때부터 민주주의와 올바른 정치에 대해 가르치고 교육한다. 학교에서 십 수 년 간 배운 이러한 내용은 교과서 속 지식에 불과하다. 화석화된 교과서 속 지식은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학생들의 사회참여를 통해 비로소 살아있는 경험이 되고 민주시민의식을 갖게 하는 씨앗이 된다.
즉, 학교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우리 학생들을 교복 입은 시민으로 양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학생들의 올바른 역사인식 함양을 위해 학생들의 역사 탐구 및 체험 중심의 역사교육을 추진해야 한다. 민주시민은 올바른 역사인식을 통해 자신과 사회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정의에 대한 가치판단을 강화할 수 있다.
둘째, 학생들의 자발성을 신장시키기 위한 학생자치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학생자치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공동체의 주인으로서 자율과 책무를 갖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경험을 함으로써 준비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다.
셋째, 학생들의 공감적 이해를 위한 인문예술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민주시민은 인간, 사물, 자연에 대한 공감적 이해와 예술적 감성을 통해 불의에 분노하고, 이웃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며 구성원들과 함께 호흡한다.
넷째, 학생들이 사회적 삶을 경험하기 위해 다양한 체험활동을 활성화해야 한다. 학생들이 교과서의 틀을 벗고 학교 밖으로 나감으로써 사회적 삶을 경험하는 것은 민주시민의식을 강화하는 중요한 교육이다.
특히 민주시민교육 중심의 체험학습은 실천적 지식을 경험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다섯째,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한 봉사활동을 내실화해야 한다. 민주시민은 나눔과 배려를 통해 공동체 구성원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성을 지녀야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광주학생독립운동부터 5‧18민주화운동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이 중요한 시기에 스스로 거리로 나와 사회참여에 앞장섰다. 학생들의 활발한 사회참여가 학생들을 민주시민으로 성장시키는 중요한 과정이기에 학교에서는 이를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 학생들이 교복 입은 시민으로 살아갈 때, 우리 사회의 정의롭고 평화로운 미래가 보장되며, 모두가 공동체의 주인으로서 주체성을 갖고 주권자로서 권리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교복 입은 시민을 키우기 위한 진보된 학교교육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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