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광(광주교육연수원 교육연구사, 교육학 박사)
더 늦기 전에
최근 기상이변이 속출하면서 과거 인기를 모았던 재난 영화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2004년 개봉한 영화 ‘투모로우’는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녹으며 기상이변이 벌어지고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새로운 빙하기가 도래하는 이야기이다. 또한 2014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제작한 영화 ‘인터스텔라’는 우주와 천체과학을 다루고 있지만, 그 배경은 오염된 지구와 식량난으로 더 이상 지구에 살 수 없는 인간들이 대체 행성을 찾는 것을 시작으로 한다. 과거 재난 영화들은 환경오염으로 인해 자연이 파괴되어 기상이변이 발생한다는 설정인데, 실제로 영화 속 이야기가 현실이 되어간다는 불안감에 이들 영화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산업혁명 이전까지 우리 인류의 가장 큰 과제는 먹고, 자고, 입을 것, 즉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과학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하게 되었고, 그 결과 인류는 의식주 문제는 기본이고 생활의 편리함과 효율을 찾게 되었다. 반면 주 에너지원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환경이 오염되고 급격한 기후환경 변화를 겪기 시작하였다. 이로 인해 인류는 다시 의식주를 걱정해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그동안 더 많은 음식을 먹고 저장하며, 더 넓고 편한 집과 다채로운 옷을 입기 위해 사용한 화석연료가 환경오염을 불러왔고, 결국 다시 먹고 마시고 잠자는 생존의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즉 과거 재난 영화처럼 심각한 환경오염과 식량 부족 문제가 우리의 가까운 미래일 수도 있다는 경각심이 최근 전세계에 퍼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환경오염 지수가 매우 높은 나라이다. 기후행동네트워크 등 국제 평가기관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90%를 차지하는 다배출 국가를 조사해 발표한 ‘기후변화대응지수(CCPI) 2020’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최하위 수준인 61개국 중 58위였으며, 61위는 미국이 차지했다. 이는 한국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소비량이 높고, 2030년 중장기 목표도 파리기후협정에서 정한 2℃ 목표 달성에 부족하다고 평가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미국과 더불어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우리 후세대가 입는다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망쳐놓은 지구에서 더 오랫동안 살아야 하는 사람들은 우리 아이들이다. 이에 여러 청소년들이 ‘청소년 기후위기 비상행동’ 과 같은 단체를 만들어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과 친환경에 대한 캠페인 등을 하며 세상을 향해 변화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해 전세계 5대륙 3317곳 청소년들과 연대해 지난 9월 25일 ‘2020년 글로벌 기후행동의 날’에 전국 곳곳에서 기후위기를 알리는 시위와 캠페인을 벌였다.
기성세대는 후세대에게 환경오염이라는 큰 짐을 지어주었다. 산업화의 단물은 어른들이 마셨고, 산업화의 폐수는 아이들이 마셔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는 보다 급격히 진행될 것이며, 지금 당장 오염을 멈춘다 해도 기후위기는 멈추지 않으며, 복원되기까지 백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인류는 자연을 심각하게 훼손하였고, 그로인한 자연재해로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그린뉴딜 사업 등을 강력하게 추진해 탄소배출을 비롯한 환경오염을 줄이겠다고 한다. 이는 비단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고 생활 패턴의 전환이 필요하다. 더 늦기 전에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투자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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