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및 논설

한 여름밤 꺾인 위선의 꿈 [미래교육신문 서은철시인]

교육정책연구소 2020. 7. 16. 10:22

서은철

 

한 여름밤 꺾인 위선의 꿈

 

바쁘게 때로는 더디게

인생이라는 길을 가다가

어느 날 갑자기 꿈속을 헤매다

천 길 낭떠러지 벼랑 끝에 매달려

위태로운 삶을 붙잡고

겁에 질려 절규하며 애원한다

부스러지는 돌 더미와

바위틈에 겨우 버티고 자라난

작은 나뭇가지를 붙잡고 버티며

공포의 시간을 보낸다

 

아등바등거리는 순간에도

절박한 처절한 고통을

온몸으로 느끼며

움직이지도 못하는 육신은

등골이 오싹하고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지나 온 삶이

온갖 욕심과 권세와 탐욕의 시간

모든 걸 가져야만 만족감이 되고

그게 행복이라 믿었던 걸까

꿈이 현실인가

현실이 꿈인 것인가 구분조차 안된다

 

타인의 양보와 배려에도

애당초 내 것 인양 당연시되고

양보하거나 내려놓기를 거부했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이 모든 것이 한낱 망상인 것을

죽음에 이른 순간조차도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마저도

바로 보지 못하는 바보스러움은

이기심과 탐욕으로 가득 찬

아름다워야 할 가치를 놓아버린

더러운 위선의 양심일까

 

삶 속에서 가져야 하는 모든 것들이

부질없는 헛된 욕망인 것을

두 눈 부릅뜨고서도 보지 못하는

탐욕의 장막 속에 살아간다

헛된 꿈속을 헤매는 사람들 속에

내가 있고

네가 있다는 현실 속에

어리석음만으로 살아간다

 

비가 오지 않음에도

화려한 우산을 들고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날에도

긴소매 명품 넥타이를 매고 살아가는

캐리어 삶 속에는 위선만이 가득하다

낯선 타인을 의식해야만

화려한 저녁이 오는 세상살이

청기와 담장 근처를 서성거리다

행여 눈에 띄기를 기대하고

카멜레온처럼 수시로 변해야만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닐까

 

 

아침이 오면

그 헛된 꿈들은 모두 사라지고

아무도 없는 혼자만의 길을

외로이 걸어가고 있을 것을

오늘 아침 따라 태양마저

검푸른 구름 속에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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