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및 논설

스무 살, 양 날개로 멀리 날아가길[미래뉴스&미래교육신문제공]

교육정책연구소 2019. 10. 17. 11:21



최성광(광주광역시교육청 장학사, 교육학 박사)

 스무 살, 양 날개로 멀리 날아가길

성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선택할 수 있고 자신의 행위에 책임져야 하는 존재가 됨을 의미한다. 그가 속한 사회에 마땅히 권리와 의무를 질 수 있는 당당한 사회구성원이 된다는 것. 그것이 성인이 갖는 여러 사회적 의미 중 하나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여러 문화권에서 성인이 되기 위해서는 강인한 정신과 의지를 시험하거나 가학적이고 고통스러운 의식을 참야 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남태평양의 섬나라 바누아투에서는 일정한 나이가 되면 발목에 포토 넝쿨이나 나무줄기 등을 감고 30m 높이의 대나무 탑에서 뛰어내리는 의식을 치러야 성인으로 인정해 준다. 이들은 지상에서 1m 정도까지 뛰어내리기 때문에 그 공포와 두려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실제로 바닥에는 그 어떤 안전장치도 없기 때문에 다치거나 죽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인도네시아 소수 부족인 사게오니족은 아이가 12살이 되면 머리에서 발끝까지 문신을 새기는 성인식을 한다. 약 60일에 걸쳐 문신을 새기는 과정은 가혹한 고통의 연속이다. 동물 뼈로 만든 바늘로 온몸을 찔러 상처를 내고 코코넛 속껍질을 태운 숯가루를 상처에 발라 검게 문신을 새겨야 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약 90일 간 위아래 앞니를 드라큘라처럼 예리한 끌과 정으로 뾰족하고 날카롭게 갈아야 한다. 이는 다른 부족과 전쟁할 때 상대에게 두려움을 갖게 하기 위한 풍습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려시대부터 15세가 되면 남아는 관례(冠禮)를 여아는 계례(筓禮)를 행하며 성인식을 치러 왔다. 관례는 상투를 틀어 갓을 씌우는 의식이며, 계례는 쪽을 찌고 비녀를 꽂아주는 의식이다. 이러한 관례와 계례의 전통은 혼례 의식 속에 녹아들어 나타나게 되는데, 성인이 된다는 것은 곧 혼례를 치를 수 있는 조건과 자격이 되었음을 내포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성인식을 치르는 나이와 방법은 각 사회와 문화마다 다르지만, 성인식은 공통적으로 그 사회에서 새로운 자격과 책임에 대한 상징적 행위로 여겨져 왔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고통을 견딜 줄 아는 것이고, 구성원으로서 사회를 지탱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다.

미래교육신문이 스무 살이 되었다. 이제 소년기를 지나 청년의 나이가 된 것이다. 성인의 나이가 된 언론이 치러야 할 성인식은 어떤 것일까? 언론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사회의 가장 낮은 자리로 임하며, 약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입이 되어 평등하고 자유로운 사회의 건강성을 지켜내는 것이 스무 살 언론의 성인식이 아닐까?

이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권력과 부를 좆아 힘 있는 자들의 편에 서는 것은 쉽고 편한 길이다. 그러나 스무 살의 언론은 달라야 한다. 사회의 건강한 여론과 올바른 가치를 전달하고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강한 의지와 투지가 필요하다. 때로는 고통과 인내를 요구하는 상황도 감내할 수 있는 강단도 지녀야 할 것이다.

교육에 진리는 없다. 다양한 관점과 가치가 혼재하고 철학과 가치에 따라 교육과정과 방법론은 달라진다. 따라서 교육을 다루는 언론의 가장 중요한 자세는 균형감이다. 한쪽에 치우치는 교육은 분명 한쪽으로 기울게 되어있다. 새는 양쪽의 날개로 난다. 지금껏 미래교육신문은 교육문제를 균형감 있게 잘 다루며 건강한 언론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앞으로도 스무 살 언론답게 더 강한 의지로 우리교육의 문제를 본질에서 고민하고 다뤄주길 바란다. 미래교육신문 창간 20주년을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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