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김수기
초등학교 행사장의 대중음악 잔치
초등학교 교내,외 행사가 계절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실시되고 있다,
학교행사에서 작게는 학급행사까지 그 횟수가 적지 않은 데 대해 교육과정의 편성에서도 한 몫을 차지하는데 그 알맹이가 과연 교육과정의 일부가 될 소재와 내용 구성이 포함되어 계획되었는지 따져 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막연한 놀이 시간이나 장기자랑 같은 내용으로 점칠 된다면 교육과정의 의도와 별개의 헛 시간이 될 것이다.
문제는 대다수 놀이학습의 학습 과정이 부족한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어 학생들이 놀이학습은 마음대로 노는 시간으로 오해할 소지가 다분한 것이다.
초등학생들의 행사장은 방송 매체가 보여주는 춤과 노래에서 랩에 이르기까지 성인들의 영역을 추월하여 정서의 수준과 정도를 넘어서고 남는다.
초등학교 행사장에서 우리 동요나 전래동요를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성인가요 일색이니 연예인들의 흉내를 내는 아이들 잔치가 되버린 셈이다.
이들이 부르는 성인가요의 가사가 그대로 흘러나와 과연 아이들이 성인가요의 가사를 이해한다거나 의미를 알고 외치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문제는 이러한 광경을 아무렇지 않게 바라보는 부모의 잘못된 선입견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자녀가 앞으로 유명 가수가되어 출세를 하게 될 것이라는 망상으로 현재의 잘못을 덮어버리는 실수를 하게 된다. 그래서 이를 은근히 자랑하고 뽐내는 부모가 허다하다.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수록된 동요나 전래동요는 안전에서 거부 당한지 오래인 셈이다.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꽃이 활짝 폈네...’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는 혼자 앉아 집을 보다가 파도가 들려 주는 ...’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 골 ...’
얼마나 심금을 울리는 동요인가? 이러한 정서를 버리고 자극적인 눈요기 문화에 젖어버린 우리 어린이들의 놀이 문화가 시급히 치료되어야 할 상처인 것을 외면해 선 안될 것이다.
교육과정 해설서를 보면 민족 고유음악을 되살리고 민속을 함양하기 위해서 교과서에 대량의 민속 음악이나 민속놀이를 삽입한다는 편성 취지를 밝히고 있다.
막상 학생들은 이러한 학습 내용을 선호하여 즐겨 부르고 있는가?
노래나 놀이는 절로 생성하는 흥취가 없으면 그 의도를 성취하기 어렵다. 이를 강요하거나 주입할 경우 거리감이 커지기 마련이다.
어린 아이들이 가수 흉내를 내며 사랑, 이별, 서러움을 목 터지게 노래하도록 방관만 할 것인지 우리 동요나 전래동요를 포기해야 할 것인지 고심할 필요가 다분하다.
이를 위해선 우리 동요나 전래동요를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한 각색 과정이 있을 수도 있겠고 유명가요를 부른 가수들이 앞장서 동요를 한 곡씩 불러보는 동요보급이나 전래동요의 새로운 편곡 사업도 구상해볼 일이 있을 법 하다.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
뜻이 깊고, 오래 생각되고, 스르르 눈이 감기는 노래로 우리 정서를 탈바꿈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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