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윤 한(광주교육대학교 교수)
변화하고 진화하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
최근 유행어 중의 하나는 ‘4차 산업혁명시대’이다. 우리 사회는 현실에서 인간의 생각들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초연결(hyper connectivity) 지능사회, 전문직 혁명시대, o2o(online to offline) 융합시대로 특징지어지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이미 접어들었다. 기술이 변하면 교육도 따라서 변해야 하고, 교육이 변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변해야 한다. 교육의 역사는 기술이 변하지만 교사가 변하지 않았을 때 교육의 실패에 따른 비난을 교사 스스로 자초한다고 경고한다. 지난 100년간 새로운 기술들을 교육에 적용하려는 다양한 시도와 노력들을 분석한 교육학자 Cuban은 새로운 기술(영화, 슬라이드, 라디오, TV, 컴퓨터, 인터넷 등)이 나타날 때마다 ‘열광-실망-비난’의 과정을 반복한다고 하였다.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면 옹호자들은 새로운 기술의 가능성에 ‘열광’하나, 교실에서는 제한적으로 적용되어 ‘실망’하게 되며, 새로운 기술 적용의 실패에 대해 교사들에게 책임을 돌리면서 ‘비난’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사가 변해야 사회의 비난을 면할 수 있는 것이다.
교사가 변해야 하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서 한 가지는 국가 교육과정이 제시하는 초‧중‧고등학교 목표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국가 교육과정이 제시한 네 가지 목표 중의 첫 번째는 학생으로 하여금 그들의 적성과 소질에 맞게 진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미래 사회의 주인공들이 미래 그들의 사회에서 제 기능을 하면서 성공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 주는 것이 학교교육의 목표이다. 그런데 미래까지 갈 필요 없이 이미 도래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그 동안 즐겼던 많은 직업들이 사라지고 있으며, 학자들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많은 미래학자들은 향후 20년 내에 현재 일자리의 절반 정도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016년 전체 직업 종사자의 업무 수행 능력 중 12.5%는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대체 가능하고, 2025년에는 70.6%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적어도 10년 후 우리 사회의 환경 변화, 경제 변화, 그리고 기술 환경의 변화 등을 예측하고, 그러한 변화 과정에서 탄생하고 성장할 수 있는 직업을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는 교육이 학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미래학자들의 주장을 살펴보면, 교사라는 직업은 소멸 가능성이 낮다고 하면서 교사들이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이 미래에 가질 수 있는 직업들은 매우 빠른 속도로 소멸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지식이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은 로봇과 인공지능이 할 수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교사가 해야 하는 일이 있다는 것이다. 교사가 기술과 사회와 학생들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공감하면서 학생들의 미래의 삶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에서의 교육은 쉽지가 않다. 기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끊임없는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 학생들의 조그마한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공감해야하기 때문에 교사 자신들이 연구하고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한 마디로 교사 자신도 연구하고 배우면서 끊임없이 변화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학생들을 보는 시각이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학생을 보는 시각이 미래지향적이라는 것은 모든 것을 미래형으로 보라는 뜻은 아니다. ‘학생 개개인이 무엇에 흥미와 관심을 갖고 노력하고 있는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장차 어떤 삶의 길을 걷고 싶은지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소통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초등학교이면 초등학교, 중등학교이면 중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매년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에 관해서도 포트폴리오 형식의 자료들이 모아져야 한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이러한 자료들은 새로운 담임 선생님들에게 전달되고, 또 새로운 자료들이 첨가되면서 성장하는 모습이 담긴 자료를 통해 그 학생의 미래를 엿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졸업할 때에는 교사가 학생들의 미래 삶을 점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의 미래를 점칠 수 있어야 그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할 수 있다. 이처럼 기술, 사회, 학생들의 변화에 맞물려 계속해서 변화하고 진화하는 교사가 4차 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는 교사이다. 교사들은 자신이 얼마나 변화하고 진화하였는지 되돌아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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