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및 논설

핀란드가 공부 잘하는 이유 [미래교육신문제공]

교육정책연구소 2017. 12. 21. 10:43


최성광(교육학 박사)

핀란드가 공부 잘하는 이유

 핀란드는 교육 강국이다. 3년마다 치러지는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핀란드는 매번 최상위 등수를 받으며 세계에서 공부를 제일 잘하는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핀란드는 학생들의 삶과 행복을 중시하는 교육을 하면서도 높은 학업성취도를 보이는 교육선진국이다. 이러한 점에서 많은 나라들이 핀란드 교육을 배우려고 한다.

우리나라 학생들도 핀란드 학생들 못지않게 공부를 잘한다. 우리나라는 핀란드와 경쟁하며 PISA에서 높은 성적을 올리는, 그래서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공식석상에서 수차례 한국을 공부 잘하는 나라로 인정할 정도로 학업성취도가 우수하다. 반면 핀란드 학생들에 비해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교생활은 심각할 정도로 행복감과 만족감이 낮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와 핀란드 교육을 비교하며 시사점을 발견하고 한다.

핀란드 교육의 성공 요인은 크게 다음과 같은 5가지로 들 수 있다. 첫째, 교육이 정치적 이념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정권이 교체돼도 큰 교육의 기조는 흔들지 않으려는 정치적 의지이다. 둘째, 교육의 형평성을 강조하며 교육시스템에서 이를 촉진하기 위한 의도적인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셋째, 질 높은 교사교육을 통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한다. 넷째, 교사들의 전문적 도덕적 책무성을 강조하며 이를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다. 다섯째, 교사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고, 양질의 교사를 육성해 교육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었다.

또한 핀란드 사회는 학습과 교육을 소중하게 여기는 문화를 갖고 있다. 사회체제적 관점에서 핀란드는 오랜 세월 스웨덴, 러시아 등에 종속되어 지내다가 19세기 후반부터 민족주의 운동이 발현해 강한 독립국가를 추구하게 되었다. 국민들은 강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정치리더, 공무원, 교사가 사회의 근간이 되어야 한다고 인식했고, 배움과 교육에 대한 존중을 극대화했다. 또 문화적 관점에서 15세기부터 이어 온 루터파 교회의 관습 인 결혼의 조건으로서 문해력이 강조하면서 지식에 대한 동경이 강했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지역사회의 교육, 계몽, 문화공연, 부모교육 등의 역할을 맡으며 국민들에게 국가의 촛불로 불리게 되었고, 교사는 자연스럽게 존중과 갈망의 존재가 되었다. 즉 핀란드 교육의 다섯 가지 성공 요인은 이러한 사회문화적 속성에 영향을 받아 형성된 것이다.

한국과 핀란드 교육의 외적 조건은 비슷한 것들이 많지만 교육을 통한 사회적 현상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핀란드 못지않게 한국에서도 대중의 교육에 대한 갈망과 존중은 오래전부터 강했고, 이는 근대 서당교육, 브나로드, 조선어강습회 등 민족계몽운동을 통해 표출되었다. 또한 현대에 와서 학력사회의 뿌리가 되는 한국의 교육열 역시 그 측면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집단주의적 문화에서 개인의 입신과 출세가 그가 속한 조직의 이해와 맞물리고, 과거제와 같은 사회체제의 고착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교육은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전환되었다. 우리나라는 배움의 즐거움 보다 배치, 선발, 사회화 같은 교육의 기능주의적 역할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공부는 잘하지만 학생들은 행복하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공부도 잘하고 학생도 행복한 핀란드 교육에서 시사점을 찾고, 우리교육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기사더보기:클릭↓


http://www.miraenews.co.kr/m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