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및 논설

농어산촌 교육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교사 유인책이 필요하다.[미래교육신문제공]

교육정책연구소 2017. 10. 26. 10:38



윤한(광주교육대학교 교수)


농어산촌 교육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교사 유인책이 필요하다.

농어산촌 교육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래 전부터 제기되었지만, 우리사회의 산업화, 도시화,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더욱 소외되어 왔다. 도시와의 격차가 심화되어왔고, 생활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해지면서 농어산촌 거주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교육의 문제는 지역사회의 문제와 결합하여 새로운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 지난 해 일어났던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은 열악한 우리나라 농어산촌 교육환경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이는 예비교사들의 농어산촌 기피현상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정부는 교육의 행재정적 효율성과 편의성을 내세워 농어산촌 학교의 통폐합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고, 교통의 발달은 소규모소인수 학교 통폐합을 가속화시켜 농어산촌 학교의 가치를 떨어뜨리는데 일조하였다. 학교가 사라진 동네는 취학 아동들이 사라졌고, 취학아동들이 사라진 동네는 쇠퇴하기 일쑤였다. 이러한 악순환의 반복은 국가의 균형적인 발전을 구호에만 그치게 할뿐만 아니라 농어산촌 교육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뿐이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 있는 농어산촌 지역의 교육의 문제는 강원도, 충북, 전남 등지의 문제만은 아니다. 광주광역시와 같은 대도시에도 존재하고, 경제대국 미국에도 존재한다. 따라서 농어산촌 지역의 교육의 문제들을 그대로 두고만 볼 것이 아니라 이와 유사한 문제들을 성공적으로 해결한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때이다.

광주광역시 효령동에는 작은 학교의 기적을 이룬 광주북초등학교가 있다. 1935년 개교한 광주북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20명까지 감소하자 20053월 인근 광주지산초등학교북분교장으로 강등됐었다. 그 이듬해에는 학생 수가 14명까지 줄며 폐교 위기에 처하였다. 이때 학교와 광주시교육청, 주민들이 손을 잡고 작은 학교 살리기에 나선 결과 분교로 강등된 지 10년만인 2015108명의 학생들이 재학하는 본교로 승격하였다. 이곳은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서거나 공단이 들어서서 학생수가 늘어난 곳이 아니라, 농촌학교의 환경적 특수성을 활용하여 텃밭 가꾸기, 숲길 걷기, 악기 레슨 등 다양한 방과후활동 프로그램 운영하여 7km가 넘는 먼 거리를 무릅쓰고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학교 운영 철학을 공유한 교사들이었다. 교사들이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자, 주민들은 ‘11악기교육에 재능기부를 하였고, 교육청에서는 각종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했다. 학교교육은 교사들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교육청이 함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특히 교사들이 작은 학교 살리기에 앞장서서 힘을 합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포드재단과 하버드대학 선정 우수 교육개혁 성공사례로 소개되기도 한 미국 켄터키 주의 교육개혁 사례에서도 성공적인 농어산촌 교육의 문제해결 방안을 찾아볼 수 있다. 켄터키 주는 미국 동남으로 뻗은 애팔래치아 산맥의 중턱에 자리 잡고 있고, 면적은 우리나라 남한 면적 크기이며, 400만 명 정도의 전체 인구 중에서 절반 정도가 농업, 목축업, 탄광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켄터키 주는 현재 우리 농어산촌 학교들이 직면하고 있는 대부분의 교육 문제들을 그대로 안고 있었다. 더욱 힘들었던 것은 부시(George Bush) 대통령의 교육정책 특성인 수월성’, ‘선택’, ‘책무성’, ‘필요의 네 가지 원리들이 담겨 있는 ‘1989 교육수월성법이 요구하는 교육개혁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켄터키 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교육이 위기에 처하여 희망이 없다고 판단했던 주정부는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위해 1990년에 켄터키교육개혁법(Kentucky Education Reform Act (KERA))’을 제정하였다. 이 법의 핵심은 교장과 학부모, 지역주민들이 공동으로 학교운영을 하되, 전년도 대비 성과에 따라 주정부의 획기적인 성과급 차등 지원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켄터키 주에서는 학생들이 줄어드는 소인수소규모 학교들을 통폐합하거나 통학차로 학생들을 장거리 등하교 시키는 것이 아니라, 소인수소규모 학교로 교사들이 찾아갈 수 있는 정책을 펼쳐서 성공하였다. 교사들이 소인수 소규모 학교에 근무할 수 있도록 성과급 등 갖가지 과감한 혜택을 제공하여 교사들이 모여들고 떠나지 않는 학교들을 만든 것이다.

농어산촌 학교가 많은 지역, 특히 도서벽지 학교가 많은 지역에서는 적극적이고 획기적인 교사유인책을 제공하여 교사들이 모여들고 떠나지 않는 학교들을 만들어야 한다. 예비교사들이 근무하기를 기피하거나 현재 근무하고 있는 교사들이 이탈하려는 원인이 무엇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무엇인지를 연구에만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농어산촌 학교를 사랑하고, 소인수소규모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농어산촌형 교사들을 양성하는 방안도 강구되어 실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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