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및 논설

데미안: 경계를 넘어 나를 만나다[미래교육신문 최서윤기고]

교육정책연구소 2021. 11. 24. 15:30

최서윤(대일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가끔은 실수라고 생각되는 것들까지, 머릿속에 떠오른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생각들은 나름의 감각을 가지고 있는데, 당신이 그것들을 도덕적으로 비난하고 억압하며 그런 감각들을 해롭게 해서는 안 됩니다.”

 

‘수레바퀴 아래서’에 이은 헤르만 헤세의 또 다른 성장 소설이자, 철학과 종교와 관습에 대한 혁신적 내용을 담은 소설 ‘데미안’에 나오는 문장이다. 헤세는 우리가 말과 행위로 표현하는 모든 것이 사회적 규칙과 법으로 규정되어 있다고 본다. 하지만 머릿속의 생각마저 규정의 굴레 속에 가두는 것은 창의성과 상상력과 사회적 변화를 위해 온당하지 않다고 말한다.

소설 속 데미안은 인간의 마음에 존재하는 선과 악의 기준을 단순히 이분화하지 않는다. 싱클레어가 겪는 선악의 세계는 모든 인간이 겪는 성장과 체험의 과정인 것 같다. 세상은 부모님이 정해 준 선한 세계와 가정 밖 사회의 악한 세계가 공존하며, 우리 인간은 두 세계를 넘나들며 살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신념, 죄책감, 고뇌 등을 느끼며 성장한다. 또한 데미안은 소설 속 주인공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모든 인간은 자신을 변화시키는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 성장과 변화는 고통을 수반한다.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다. 새로운 세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 안에서 알을 깨야 하고, 밖에서 누군가가 함께 깨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새가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하는 과정은 고되고 힘들다.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길은 기존의 관념과 규범을 벗어나는 것을 필요로 하며, 무엇인가와 부딪힐 수 있다. 부모님의 잔소리부터, 학교의 규율까지 나를 얽매는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 같다.

결국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을 통해 선과 악의 기준, 철학, 종교, 규범, 도덕까지 자신이 스스로 판단하고 가치관을 형성해 가는 인간 내면의 성장 과정을 보여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참된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은 매우 어렵지만 스스로 자신에게 쳐진 울타리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변화하고 싶다면 현재의 나를 깨야 한다. 경계를 넘어서야 비로소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시대 청소년들이 주어진 환경에서 키워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문화가 조성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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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경계를 넘어 나를 만나다

최서윤(대일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가끔은 실수라고 생각되는 것들까지, 머릿속에 떠오른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생각들은 나름의 감각을 가지고 있는데, 당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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