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의 대가
보행자가 길을 건너는 데 제일 필요한 시설이 신호등이다. 횡단보도 앞에 설 때면 신호등이 바로 켜지길 기다리고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도로를 건넌다. 신호등은 장소를 불문하고 밤낮 없이 안전에서 우리를 밝혀준다. 운전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교통 경찰관처럼 신호등이 파란 불빛을 밝혀줄때 왠지 친근하고 반갑다.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는다. 기다리면 어김없이 불을 밝혀준다. 그러나 신호등이 고장나면 도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단순 기계장치에 불과하지만 우리가 무심히 바라봤던 신호등처럼 아무런 보상과 기대없이 민원인에게 먼저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고 친절을 배푼다면 어떨까. 순연하는 교통 흐름처럼 타인과 좀 더 소통되고 질서 정연한 사회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조심히 생각해본다.
언젠가 씩씩거리며 매우 흥분한 민원인 한분이 찾아온 일이 있었다. 해결해야 될 일이 산적해 있었지만 우선 차를 한잔 대접해 주면서 차분하게 얘기를 들어줬더니 민원인은 금세 감정을 누그러뜨리며 “흥분해서 미안하다”며 돌아갔고 일은 원만히 해결이 되었다.
친절은 얽히고 설킨 갈등을 풀어주고 사람들의 기분을 북돋워준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세 가지 있는데 첫째도 친절, 둘째도 친절, 셋째도 친절이라는 것이다. 미국작가 헨리 제임스의 말이다.
아파서 입원한 친구에게 전화 걸어 나직한 목소리로 위로해 주는 것, 실직한 친구를 만나 점심 한 끼 대접하며 힘내라고 격려하는 것, 오고가며 마주치는 직원에게 반갑게 인사하는 것, 어려움을 겪고있는 직장동료에게 고민을 들어주는 것 모두 그것이다. 오늘 누군가에게 무심코 건넨 친절한 말이 당사자는 금방 잊이버릴지도 모르지만, 그말을 들은 사람은 오랫동안 소중하게 기억할 수 있다.
`단 하나의 친절한 행동은 사방으로 뿌리를 뻗는다. 그리고 그뿌리는 자라서 새로운 나무가 된다‘ 라는 명언이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매일 처리해야 하는 업무량에 지치고 힘들지만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친절을 베푼다면 그게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고 연쇄반응을 일으켜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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