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및 논설

학교 운동장의 사막화 (미래교육신문,미래뉴스)

교육정책연구소 2016. 9. 29. 11:20

 

 

  논설위원 김수기

 

학교 운동장의 사막화

 

학교 운동장은 운동 그 자체만의 장소가 아니다.

학생활동이 신체적으로 직접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활동 체험장 으로서 학교생활에서 그 비중이 큰 하나의 독립된 교육의 장이다.

즉 교실과 운동장의 대등한 교육시설로서 기능이 똑같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원래 운동장은 학생 한 사람당 기준의 면적확보가 의무화 되어있지만 이를 충족하는 운동장 확보는 그림의 떡인데 요즘 학교 운동장이 여론의 중심에 서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다.

2000년대에 시작된 학교 운동장 인조 잔디 및 우레탄 공사는 15년여 동안 학교 운동장으로 그 모양새를 과시했었고 인조 잔디나 우레탄 운동장 시공이 안 된 학교를 후진 학교로 따돌림 할 정도로 그 위세가 대단한 유행병을 앓았던 게 사실이다.

전국 2763개 우레탄 시공학교의 유해성 조사에서 1767개교(64%)가 납(pb) 기준치를 초과하는 중금속이 검출되었고, 납 기준치 100배 초과학교는 15개교, 50배 초과교는 25개교에 달 했다.

정부가 우레탄 운동장에 투자한 돈이 4800억 원인데 앞으로 이를 교체 하는데 필요한 경비 또한 2000억에 달 한다니 멀쩡한 운동장을 갈아엎은 우레탄 시공의 교육발상은 어느 나라 도깨비 관료의 잠꼬대 였는지 기가 막힐 일이다.

교육당국은 우선 340억 예산을 투입해 오염도가 높은 400여 학교의 운동장을 교체하고 있으며 추가로 776억을 추경편성 해 달라 요청했지만 기재부는 한 푼의 예산도 허락지 않아 앞으로 학생들의 중금속오염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가습기 실균제 오염과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걱정도 없지 않다.

페 타이어를 화학적으로 처리하여 오염과 공해 덩어리를 응고시킨 바닥제를 아무런 검증없이 학생들의 운동장에 깔아버린 교육기관의 교육정책은 한치 앞을 볼 줄 모르는 즉흥적 쭉쟁이 행정을 피 할 길이 없다고 본다.

2014년 이후 각 지자체나 교육청 예산으로 설치한 운동장 우레탄 사업은 그 집계를 벗어나 2015년 말 기준 전국 1만 1739개교 중 1864개교에 인조잔디가, 2811개교에 우레탄 트렉이 설치되어 사실상 공식 집계를 초월하는 상황을 보인다.

교육계는 문제를 부족한 교육 예산에서 시작하지만 이렇게 막대한 예산을 학생들의 건강을 헤치는 분야에 흘려버린 것을 보면 분명 교육 예산이 잘못 게획되고, 잘못 집행되는 실례를 보여주는 예가 아닐까 싶고, 학교예산이 부족하여 고장난 화장실 문짝을 교체할 여력이 없는 일선학교의 예산부족 실태를 감안할 때 으리으리한 우레탄 운동장을 바라보는 학생이나 학부형의 마음은 눈요기 교육행정의 민낯을 보는 쓸쓸함만이 운동장 가득하다.

신발에 옷에 까짓 흙 먼지가 좀 뭍기로서니 그를 기피하다가 중금속이라는 이무기를 키우는 운동장에 학생들을 가두어 키운 우리들의 교육에 대한 사고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의 학교 운동장은 비어있다. 운동장 출입이 금지된 상황이다.

학생들의 정서에도 빈 운동장이 깔려있어 오로지 교실에서 하루 일과를 지탱하는 학생들 정서는 메마르기 마련이다. 차라리 흙바닥 운동장이 답이다.

사막이 따로 없다. 전국의 학교 운동장은 지금 사막보다 더 살벌한 중금속을 뒤집어 쓴 보기에만 예쁜 독버섯 그 자체다. 우리 어린 학생들이 못난 어른들로 하여 측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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