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육대학교 교수 황윤한
전인교육을 위한 균형 잡힌 교육과정 구성이 되어야 한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교육에서 강조하는 것은 전인교육(whole child education)이다.
전인교육은 사회와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정의되어 왔다. 여러 정의들 중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정의 중의 하나는 개인과 사회를 위한 교육과 학업과 직업을 위한 교육이 균형을 이루는 교육이다. 즉, 학생들의 개인적인 삶의 가치와 자아실현을 위한 목적, 사회 공동체의 행복과 안전을 위한 목적, 학업을 위한 목적, 직업을 위한 목적 등이 균형을 이루는 교육을 전인교육이라 한다. 따라서 전인교육을 위해서는 적어도 이 네 가지 목적들이 균형을 이루도록 교육과정이 구성돼야 한다.
교육과정 구성은 교육과정 구성요소의 본질과 조직을 결정하는 의사 결정 과정을 의미한다. 의사 결정에서는 바람직한 사회‧인간‧삶‧지식의 본질, 교육 이념, 신념을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할 교육과정 설계, 학생들이 배워야 할 내용과 학습 활동‧교육 목적‧내용‧활동에 대한 평가 등의 문제를 다룬다. 따라서 교육과정 구성은 어느 영역보다 비판적인 과정이며, 교육과정의 본질과 조직 형식을 결정하기에 교육과정의 전부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법을 통해 어떤 교육을 해야 하고, 그러한 교육을 위해 어떤 학교를 설치해야 하는지를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교육기본법, 제2조, 교육이념)”. 이러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초등학교(국민생활에 필요한 기초적인 초등교육을 하는 것을 목적)(초중등교육법, 제38조), 중학교(초등학교에서 받은 교육의 기초 위에 중등교육을 하는 것을 목적)(제41조), 고등학교(중학교에서 받은 교육의 기초 위에 중등교육 및 기초적인 전문교육을 하는 것을 목적)(제45조)를 두고 있다.
법규를 통해 본 우리 교육은 개인적으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고, 사회적으로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도록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목적을 바탕으로 국가는 교육과정에 네 가지 인간상을 제시하고 있다. 즉, ⅰ) 전인적 성장을 바탕으로 자아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신의 진로와 삶을 개척하는 자주적인 사람; ⅱ) 기초 능력의 바탕 위에 다양한 발상과 도전으로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창의적인 사람; ⅲ) 문화적 소양과 다원적 가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류 문화를 향유하고 발전시키는 교양 있는 사람; ⅳ)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세계와 소통하는 민주 시민으로서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더불어 사는 사람이 국가가 교육을 통해 추구하는 인간상이다.
추구하는 인간상은 각 학교의 목표를 통해 구체화된다. 즉, 초등학교 목표는 “1) 자신의 소중함을 알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기르며, 풍부한 학습 경험을 통해 자신의 꿈을 키운다.; 2) 학습과 생활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기초 능력을 기르고, 이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상상력을 키운다.; 3) 다양한 문화 활동을 즐기고 자연과 생활 속에서 아름다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심성을 기른다.; 4) 규칙과 질서를 지키고 협동정신을 바탕으로 서로 돕고 배려하는 태도를 기른다.”이다. 중‧고등학교 목표들은 초등학교 목표들을 심화시켜 제시되어 있다.
그런데, 정작 교육과정 구성 중점은 앞서 제시된 추구하는 인간상이나 학교 목표들과는 다소 괴리가 있어 보인다.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키우고, 상상력을 키우며, 행복을 느끼고, 배려하는 태도를 길러 줄 수 있는 교육과정 구성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함에도, 우리 교육과정 구성의 중점은 주로 교과(지식)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예를 들어, 교육과정 구성의 6개 중점들이 교과의 핵심 개념, 교과 특성, 학습 과정, 교과 평가에 관한 내용들이고, 나머지 2개도 자세히 살펴보면 교과 교육에 관한 것들로 볼 수 있다. 교육과정 구성 중점을 잘못 오해하면, 마치 교과 활동이 전인교육 활동인양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지금도 학교에서 교육이 주로 상급학교 진학에 초점이 맞추어져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우리 교육과정의 구성 때문인지도 모른다. 전인교육을 위해서는 학업적인 목적에 주로 초점이 맞추어진 우리 교육과정을 직업적인 목적과 개인적인 목적 및 사회적인 목적에도 균형 있게 구성되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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